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논란의 파장이 일파만파다.

파동의 진원지는 그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기자간담회였다.

그는 가상화폐 거래의 부작용을 거론한 뒤 거래소 폐쇄 특별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부처 간 조율된 것"이라고 했다.

박 장관의 발언이 나온 뒤 가상화폐 시장은 벌집을 쑤신 듯 요동쳤다.

비트코인 가격이 25%나 급락하더니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거래소 폐쇄 반대 청원이 쏟아졌다.

법무장관을 해임하라는 젊은 층 투자자들의 항의가 쇄도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는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7시간 만에 정부 방침이 뒤바뀐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청와대의 부인으로 가상화폐 가격은 회복됐지만 정부 신뢰엔 큰 상처를 입었다.

오락가락 대책으로 정책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도 집단 반발하면 바뀔 수 있다는 나쁜 선례도 남겼다.

박 장관의 지적대로 투기·도박 양상을 보이는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다.

주부와 10대들까지 한탕주의에 빠져들고 있을 정도니 투기과열을 다잡아야 한다.

그러나 정부 대책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

정부는 지난해 여름부터 여러 차례 경고음이 울렸으나 뒷짐을 지고 있었다.

가상화폐 투자자는 이미 300만명에 이른다.

투기과열의 불길이 치솟을 대로 치솟은 상황에서 뒤늦게 진화를 하려니 잡음이 커지는 것이다.

가상화폐 시장을 폐쇄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일 수는 없다.

가상화폐의 기반을 이루는 블록체인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을 걸어 잠그면 투자자들이 해외시장으로 빠져나가는 부작용도 생긴다.

우선 은행의 가상계좌 거래내역 등을 조사해 불법적인 거래를 차단하는 대책이 요구된다.

시스템이 허술한 거래소를 퇴출하고 가상화폐 시장의 자금 유입을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

큰 후유증을 야기하지 않고 연착륙할 수 있도록 세심한 대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