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총대를 멜 수 없다."최근 치킨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당분간 치킨값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6월 한 치킨업체가 가격을 올렸다가 공정위 직권조사를 받았다"며 "섣불리 치킨값을 인상했다가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치킨값을 올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올 들어 치킨업계는 17년 만에 최대폭으로 오른 최저임금 인상에 고정비 부담이 커져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 거렸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상당수 업체들이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8년까지 메뉴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며 "올해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가맹점주들이 메뉴 가격을 인상해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런대도 치킨값 인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물가관리 담당 부처인 기재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외식업계를 상대로 한 전방위적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의 외식업계 담당 국장은 최근 한국외식산업협회 관계자를 만나 최저임금 인상의 취지와 일자리 안정자금 제도를 설명하면서 치킨 등 서민의 체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품목의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정부가 민간단체에 가격통제를 하고 나선 것이다.

문제는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에 있다는 점이다.

한 치킨 가맹점주는 "본사에 아무리 가격을 올려달라고 얘기해도 ‘분위기상 가격을 올리기가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며 "임대료와 인건비, 배달수수료 등이 올라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자체적으로라도 가격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의 메뉴 가격은 대체로 본부가 정해주는 권장 소비자가에 따라 정해지지만,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가맹점주들이 상권별 임대료 차이 등을 고려해 본부에 고지한 뒤 자체적으로 가격을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다만 점포마다 주요 메뉴 가격이 다를 경우 가격이 더 낮은 업체에만 배달 주문이 몰리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가급적 점주들이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A치킨 가맹본부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임의로 가격을 올리면 가맹본부의 존재가 없어진다"며 "상당수 치킨 가맹점들이 적자에 직면해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