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가축이 아니라 개고기 유통과정 알 수 없어 / 동물단체 65%넘는 개고기서 항생제 성분 발견 / 개고기 관리 두고 갑론을박"철창에 갇힌 스피츠를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대구에 사는 천모(35)씨는 지난해 11월 25일 시장을 찾았다가 충격에 휩싸였다.

반려견으로 보이는 스피츠 종 강아지가 골목에 위치한 한 보신탕집 우리에 갇혀있었기 때문이다.

엄마와 새끼들로 보이는 강아지들은 식용견과 함께 철창에 갇혀 천씨를 우두커니 바라봤다.

그는 식당주인에게 "유기견을 사용하면 안 된다"며 항의해 강아지들을 데려왔다.

천씨는 "식당주인으로부터 다시는 유기견을 받지 않겠다고 각서를 받았지만 과연 지켜질지 불안하다"고 우려를 전했다.

지난해 9월에는 여주에 위치한 개 농장 주인이 하남의 K동물보호소로부터 유기동물을 입양했다고 고백했다.

주인은 한 동물보호단체에 "해당 시설 원장이 직접 강아지를 가지고 와 개장수에게 판매했다"며 "이곳은 특히 대형 유기견이 많은 곳"이라고 했다.

이런 사실을 제보받은 하남시는 K동물보호소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 같은 달 동물보호시설 자격을 취소했다.

현재 해당 시설은 유기견을 안락사로 위장해 개 농장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아 경찰 조사 중이다.

지난해 3월 동물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유실·유기동물을 포획해 판매하거나 죽이는 행위, 알선·구매하는 행위도 동물학대에 포함된다.

이를 어길 시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하지만 이를 피해 개가 음식점에 들어가게 되면 사실상 유통과정에 대한 추적이 힘들다.

현행법상 개는 가축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따르면 소, 말, 양, 돼지, 닭, 오리 등은 가축으로 분류돼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원산지를 관리하고 유통과정에서 안정성검사가 이뤄진다.

반면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은 가축으로 분류되지 않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잔뇨, 항생제, 미생물검사 등 안정성검사 대상이 아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위생법상 보신탕 업소에 대해 식품위생점검은 하고 있지만 유기견을 사용하는 문제는 동물보호법으로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동물단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00만 마리의 개들이 식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반해 개고기에 대한 규정이 법적으로 애매하다 보니 유통과정이나 제대로 된 위생 검증이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8월 동물자유연대와 건국대 3R동물복지연구소가 전국 25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개고기를 구입해 9종류의 항생제 성분을 검사한 결과 입수한 93점의 개고기 중 61점(65.6%)에서 항생제가 검출됐다.

이는 기존 소·돼지·닭의 항생제 검출비율(소0.44%·돼지0.62%·닭 0.13%)보다 수백 배 높은 수치다.

사람이 항생제 성분이 든 고기를 지속해서 섭취하게 되면 그에 따른 내성이 생겨 추후 질병치료에 있어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모든 조사대상 개고기에서 세균·바이러스 등 미생물 25종도 검출됐다.

개고기에 대해 동물단체와 식육견 단체의 입장 차는 뚜렷하다.

지난 11일 전국동물보호활동가 연대와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식용 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단체는 "반려견·식용견이 따로 있다고 하지만 개장수와 개고기 먹는 사람에게는 이들에 대한 구분이 없다"며 "모든 개는 똑같은 개이며 이미 대만, 싱가포르, 홍콩, 태국 등은 개식용을 금지했다"고 주장했다.

육견 단체들은 "깨끗한 도축을 위해 개고기를 제도권 안에 들여와야 한다"며 ‘식육견 합법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반려견과 식용개는 엄연히 다르며 개고기를 먹지 못하게 할 게 아니라 이들을 분리해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