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삼성중공업 합병설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삼성물산이 전자를 제외한 제조업 계열사의 전략과 인사 업무 등을 총괄하는 조직을 신설하면서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한 차례 합병을 시도하다 무산됐던 전례는 재합병에 대한 가능성을 키운다.

삼성물산은 지난 11일 조직개편을 통해 'EPC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EPC는 설계(Engineering)·조달(Procurement)·시공(Construction)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대형 프로젝트 사업을 뜻한다.

TF는 김명수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이 총괄한다.

김 부사장은 삼성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당시 전자 외 제조업 계열사의 전략 업무를 담당했다.

TF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 EPC 프로젝트를 주요사업으로 하는 회사들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게 된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력 계열사 3곳의 TF를 통해 과거 미래전략실이 담당하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전자 계열사의 전략과 인사를 총괄하는 '사업지원 TF'를 신설했다.

지난 11일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의 전략과 인사를 총괄하는 'EPC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경기 성남 사옥. 사진/뉴시스 TF가 EPC 사업 계열사의 전략과 인사 등을 총괄하게 되면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재합병 가능성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016년 8월 박대영 당시 삼성중공업 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의 기술이 삼성중공업에도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재합병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4년 9월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외형 확대와 더불어 플랜트 제작과 설계 등 유사한 사업의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국민연금 등을 비롯한 주요 투자자들의 반대로 합병은 무산됐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일련의 인사도 주목받는다.

TF를 총괄할 김 부사장은 2014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을 주도, 실무 책임을 맡은 바 있다.

합병 무산 후 이듬해 삼성엔지니어링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리를 옮겼다.

오는 26일 삼성중공업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될 정해규 전무도 주목된다.

2013년부터 삼성엔지니어링에서 근무했던 정 전무는 지난해 5월 친정인 삼성중공업 경영지원실장으로 복귀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올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 지은 뒤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미래전략실에서 했던 전략이나 인사 등을 TF에서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에 대해선 아직 방향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