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재건축 제한 등 규제 일변도 부작용 우려 / “정부 규제·완화 반복으로 내성 / 강남 타깃 정책은 바람직 안해 / 재건축 규제 공급난만 부채질” / 2018년 주택가격 관망세 돌아서 / 전국 0.3·수도권 0.8% ↑ 전망강남을 중심으로 치솟고 있는 주택시장의 과열양상을 진화하기 위한 정부의 십자포화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8·2 대책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강남 아파트가 최근 급등현상을 보이자 정부가 급한 불 끄기에 나선 모습이다.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재건축 연한 재검토 등 강남권을 겨냥한 추가 규제 도입을 시사했다.

국세청도 불과 5개월 사이네 네 차례에 걸쳐 아파트 거래 세무조사에 나섰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불법 청약·전매·중개행위 단속에 힘을 쏟는 중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런 정부의 ‘강남 때리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강남 집값 안정이란 목표 자체가 달성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데다 오히려 무리한 규제가 공급 축소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한국감정원 KAB부동산연구원의 ‘2017년도 부동산 시장 동향 및 2018년 전망’에 따르면 올해 주택가격은 전국적으로 0.3%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전망치는 1.5%였다.

수도권도 올해 0.8%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전망치 2.4%에 비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채미옥 연구원장은 "지난해 8·2 대책과 10·24 가계부채 종합 대책 등 정부 규제가 올해 본격 시행되면서 매매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주택시장이 올해 차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울과 강남만은 아파트값이 연일 치솟는 중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는 지난주 대비 0.53% 올랐다.

강남 4구로 묶이는 송파가 1.47%, 강동 1.11%, 서초 0.81%, 강남 0.59% 올랐다.

강남 집값의 이상 급등세에 대한 정부 진단은 명확하다.

투기 수요 때문이란 것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강남 4구에서 집값이 오르는데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만 오르고 중저가는 그렇게 오르고 있지 않다"며 "투기적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가 강남 주택시장을 대상으로 세무조사, 불법행위 단속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김현미 장관이 전날 강남 재건축을 겨냥해 재건축 연한 상향을 시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개 투기 수요가 집중되는 게 바로 기대 이익이 큰 재건축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주만 해도 강남 재건축은 부동산114 조사 기준으로 송파구가 1.88%, 강동구 1.73%, 서초구 0.80%, 강남구 0.68% 올랐다.

최근 정부는 현재 준공 후 30년인 재건축 연한을 최대 40년으로 다시 늘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채미옥 연구원장은 이런 정부 움직임과 관련해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규제·완화 반복으로 인해 시장의 내성이 강해져 있다는 것"이라며 "서울, 강남만 타깃으로 부동산 정책을 펴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전체 시장 정상화 차원에서 정책을 펴고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장 도입 가능성이 높아진 재건축 연한 상향에 대해선 초과이익환수제 시행까지 맞물려 공급 축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단 분석도 내놨다.

최종연 한국도시정비교육원 원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은 지금 기준으로 대부분 30년 이상 된 것들이라 통상 재건축 사업 추진이 5∼10년 걸린다고 볼 때 재건축 연한이 40년까지 늘어나도 가치 하락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강남 때리기에 치우칠 게 아니라 서울 안팎에 주거·교육 여건을 갖춘 제2, 제3의 강남을 형성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는 장기 대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