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는 종목 특성상 세터나 리베로가 빛이 나기 힘들다.

공격수를 위해 공을 올려주고, 코트 후방에서 수비에 치중해야 하는 리베로가 항상 주연보다는 조연 자리에서 머물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치러진 올스타전에서 세터와 리베로 중 MVP를 차지한 것은 여오현(현대캐피탈) 플레잉 코치가 유일했다.

그만큼 올스타전의 주요 상은 공격수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2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V-리그 올스타전에서는 세터와 리베로가 최고의 ‘별중의 별’로 떴다.

그 주인공은 남자부 MVP 정민수(우리카드)와 이다영(현대건설).정민수는 21일 2017~18 V-리그 올스타전에서 기자단 투표 총 23표 중 12표를 얻어 11표를 얻은 팀 동료 파다를 1표 차로 제치고 생애 첫 올스타전 MVP의 영예를 안았다.

평소에는 코트 후방에서 리시브와 디그에 치중하느라 가슴 속에 꿈틀거리는 공격본능을 감추고 살아야 했던 정민수는 K-스타 최태웅(현대캐피탈)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전위에서 강스파이크 뻥뻥 날려댔다.

비록 8번의 공격 시도 중 성공은 2차례에 그쳤지만, 임팩트는 누구보다 강했다.

연속된 공격 시도 속에 지친 정민수는 벤치를 향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교체를 요구해 의정부체육관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여자부 MVP로 선정된 이다영과 함께 싸이의 ‘뉴페이스’에 맞춰 안무를 추며 숨겨진 끼도 맘껏 발산했다.

정민수는 "평소에도 훈련 때 선수들을 웃겨줄 겸 몸도 풀겸 공격 연습을 하곤 한다.키가 자라지 않아서 그렇지 원래 시작은 공격수였다"면서 "여오현 코치님과의 비교는 아직 멀었다.더욱 더 연구해서 다음 올스타전 때는 더 재밌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다영과의 댄스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황)택의(KB손해보험)가 먼저 다영이랑 춤을 췄는데, 영 못추더라. 저도 이미 알고 있던 춤이라 다영이한테 ‘같이 추자’고 제안했다.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후반기 각오에 대해서는 "우리 팀은 저만 잘하면 이길 수 있다.후반기에 더 잘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파다르는 남자부 세레머니상을 수상하며 MVP 수상 실패의 아쉬움을 달랬다.

23표 중 16표를 휩쓸었다.

토끼 귀가 달린 머리띠부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파다르는 1~2세트 여자부 경기에 난입해 서브와 스파이크를 날려댔다.

성공한 뒤에는 걸그룹의 안무를 익살스럽게 따라하기도 했다.

남자부 경기 때는 자신의 서브 차례 때 관중석으로 난입해 남자팬에게 서브 기회를 양보한 뒤 남자팬의 부인과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며 익살스러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파다르는 "팬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다"면서 "걸그룹 춤은 우리카드 치어리더들이 추는 걸 보고 어렵지 않아서 유튜브 등을 보면서 연구했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서는 데뷔하자마자 화려한 세리머니로 올스타전의 주인공 역할을 했던 이다영이 기자단 투표 23표 중 20표를 휩쓸고 MVP를 수상하며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았다.

이다영은 세터임에도 공격득점(1점)와 서브(2개), 블로킹(2개) 등을 묶어 여자부 최다인 5득점을 올렸다.

이다영은 쌍둥이 언니인 이재영과 함께 V-스타팀에 배정돼 동생이 올리고 언니가 때리는 훈훈한 장면도 연출했다.

아울러 본업(?)인 세리머니에서는 각종 걸그룹 춤과 이재영과 합동 안무, 신진식 감독(삼성화재)을 상대로한 섹시 댄스로 관중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이다영은 "세리머니상보다는 MVP가 더 기분 좋긴한데, ‘내가 왜 받았지?’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면서 "재영이랑 준비한 춤이 몇 개 더 있었는데, 음악이 나오지 않아 추지 못해서 아쉽다.신진식 감독님과의 세리머니는 ‘지금 아니면 언제 하겠어’라는 마음으로 했는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MVP 상금은 개인적인 용돈으로 쓰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GS칼텍스의 세네갈 출신 외국인 선수 듀크는 익살스러운 춤사위로 이다영의 세리머니상 4연패를 저지해냈다.

9표를 얻은 듀크와 이다영의 표차는 단 1표였다.

듀크는 "세네갈 전통춤과 한국 스타일의 춤을 반반 섞어서 췄다.세리머니상을 수상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