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사실무근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판사와 일부 재판부에 대한 부적절한 동향 파악 문건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법원 추가조사위원회(위원장 민중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추가조사 결과를 정리해 법원 내부 전산망(코트넷)에 게시했다.

추가조사위는 '블랙리스트를 확인하거나 발견했다'고 표시하지 않아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시사했다.

그러나 "판사 활동, 학술모임, 재판부 동향 등과 관련해 여러 상황을 파악한 동향 파악 문건이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추가조사위는 "법원행정처는 그동안 '사법 불신에 대한 대응' 등을 이유로 공식적·비공식적 방법을 모두 동원해 법원의 운영과 법관의 업무뿐만 아니라 그 이외의 영역에 관해서도 광범위하게 정보수집을 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판사회의 의장 경선 및 사법행정위원회 위원 추천 과정에서 각종 '대책' 강구, 법원 내 최대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학회의 소모임 '인권을 사랑하는 판사들의 모임'(인사모)의 학술대회 개최를 둘러싼 동향파악 등을 다룬 문건이 나왔다.

이밖에 대법원장의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 대한 동향 파악,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형사재판을 맡은 담당재판부에 대한 동향파악 등의 문건이 작성됐다.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대법원은 법원행정처의 권한 축소와 개선책 강구, 제도 개선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사태는 지난해 2월 법원 내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학회에 대한 법원행정처의 부당한 개입 의혹을 밝히는 과정에서 법원행정처가 특정 성향을 가진 판사들의 신상 자료를 따로 관리한다는 의혹이 추가로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이어 같은해 4월 대법원 진상조사위가 '블랙리스트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으나 핵심 물증인 법원행정처 컴퓨터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원 내에서 재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일선 판사들은 '전국법관대표회의'를 구성한 후 대법원에 추가조사를 요구했고, 김명수 신임 대법원장이 이를 수용하면서 지난해 11월 추가조사위가 구성됐다.

추가조사위는 당사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관련 문건만 특정해 본다'며 법원 행정처 소속 일부 판사의 PC를 강제 개봉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