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범롯데가이자 유제품 외길을 걸어온 푸르밀이 창립40돌을 맞아 오너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본격저인 도약 채비에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올해부터 신임 대표이사로 신동환 부사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신 신임대표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조카이자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차남이다.

푸르밀은 그간 신준호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등재됐었지만, 2009년부터 비오너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신 대표 체제로 전환되며 푸르밀이 처음으로 오너경영체제를 맞게 된 셈이다.

1998년 ㈜롯데제과 기획실로 입사한 신 대표는 2008년 롯데우유 영남지역 담당 이사를 지낸 뒤 2016년 푸르밀 부사장으로 취임하며 전면에 부상했다.

업계에선 성장 정체를 보이고 있는 푸르밀이 오너경영 체제로 전환된만큼 공격적인 경영기조로 변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 대표가 49세의 젊은 오너경영인이라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해준다.

취임 초기부터 그는 '품질경영'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최근 열린 취임식에서 "지난 20년간 식품 및 식음료 분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임직원들과 소통하며 함께 성장해가는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며 "2018년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유제품 전문기업인만큼 품질 개발을 통한 고품질 제품으로 고객 만족과 신뢰를 충족시키며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힘쓰겠다"는 취임 일성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신 대표이사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성장 정체에 빠진 회사의 재도약을 이끌어야한다.

푸르밀은 독립 첫해인 2007년 1179억원에서 2012년 3132억원으로 5년만에 3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2013년 2722억원, 2014년 2662억원, 2015년 2538억원, 2016년 2736억원을 기록하며 수년째 2000억원대 매출에 정체돼 있다.

2012년 115억원이던 영업이익도 반토막 나 있으며, 지난해까지 이같은 실적 흐름이 이어졌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 안팎의 전망이다.

신 대표가 오너경영의 닻을 올린 이상, 정체 중인 실적을 개선시켜 가시적인 성과를 올려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게 된 상황이다.

신 대표가 취임 이후 푸르밀의 실적 개선 등 성과를 낼 경우 경영능력 검증과 함께 자연스러운 승계 작업도 수월해질 것이지만 전략부재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경영승계 과정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도 피할 수 없다.

앞서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지난 2012년 7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가운데 30%를 아들과 딸, 손자들에게 증여하며 지분승계 작업을 본격화 했다.

현재 신 회장이 푸르밀 지분 60%를 보유한 1대 주주이고, 2대 주주는 딸 신경아 푸르밀 이사(12.6%)다.

신 대표는 지분 10%를 보유한 3대 주주지만, 두 아들인 재열, 찬열군이 각각 4.8%와 2.6%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2대 주주여서 사실상 후계자로 낙점된 상황이다.

한편 푸르밀은 1978년 ㈜롯데유업으로 출발해 2007년 3월까지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롯데햄·롯데우유로 '비피더스', '검은콩이 들어있는 우유', '푸르밀 가나초코우유' 등을 히트시키며 유가공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2007년 4월에는 롯데그룹에서 분사했고, 2009년에 사명을 롯데우유에서 푸르밀로 교체했다.

지난해에는 면역을 생각한 기능성 발효유 '엔원(N-1)'과 '바나나킥 우유' 등을 출시하며 유가공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 회장은 1967년부터 40년간 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건설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거쳐 롯데그룹 부회장까지 지냈을 정도로 신 총괄회장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지만, 1996년 부동산 실명제가 도입되며 형제간 갈등이 시작됐다.

현재 롯데제과 본사가 있는 서울 양평동 땅을 놓고 소송까지 벌였고 이 때 사이가 틀어져 신 회장은 2007년 3월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롯데햄우유에서 우유 부문만 분리해 나왔다.

2009년는 롯데 브랜드를 쓰지 말라는 통보를 받고 푸르밀로 사명까지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