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메이저 8강’ 비결은 / 작년부터 급성장 상위 랭커 꺾어 / 호주오픈 조코비치 등 강호 연파 / 약점 보강 이후로 공격적 플레이 / 첫 서브 성공률과 속도도 향상돼 / 정신력과 게임 운영력도 좋아져 / 8강전 상대 샌드그렌 랭킹 97위 / 이긴 전력있어 4강 진출 기대감유망주가 본격적으로 성적을 내기 시작할 때 스포츠에서 ‘브레이크아웃(Breakout)’이라는 표현을 쓴다.

자신을 감싸고 있던 틀을 깨고 스타로 본격적으로 올라섰다는 뜻이다.

정현(22·삼성증권 후원·세계랭킹 58위)이 그렇다.

그는 지난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에서 ‘무결점 플레이어’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14위)를 격파하고 한국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메이저대회 8강의 위업을 달성해 본격적인 브레이크아웃을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연 무엇이 그를 이토록 확 달라지게 만들었을까. 물론 정현의 급성장 조짐은 지난해부터 보였다.

네 번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2라운드 이상 진출했고, 다비드 고팽(28·벨기에·당시 13위),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구트(30·스페인·당시 13위) 등 상위 랭커들을 꺾기도 했다.

특히 21세 이하 젊은 선수 중 랭킹이 높은 8명이 출전한 지난해 11월 ‘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에서는 생애 첫 투어 우승을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받은 포핸드 스트로크가 눈에 띄게 보완된 점을 8강 진출의 원동력으로 꼽는다.

정현은 주니어 시절부터 백핸드 스트로크만큼은 강력함을 인정받았지만 포핸드는 그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포핸드에서 강력한 샷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미샤 즈베레프(31·독일·35위)와 펼친 이번 호주오픈 1회전에서 정현은 19개의 위닝샷 중 13개를 포핸드였고, 다닐 메드베데프(22·러시아·53위)와의 2회전에서도 39개의 위닝샷 중 21개가 포핸드였다.

김성배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과거에는 포핸드 스트로크를 칠 때 한쪽 발이 30㎝ 정도 들렸는데. 지난해 말부터는 10㎝ 정도로 확연히 줄어들었다.덕분에 공을 좀더 앞에서 때릴 수 있게 되면서 한층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졌다"고 기술적 완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서브에서도 준비자세에서 보폭을 줄이는 등의 교정을 통해 첫 서브 성공률이 크게 높아졌다.

속도도 시속 200㎞ 가까이 늘었다.

올 시즌 들어서는 정신적 부분도 크게 성장했다.

김남훈 JTBC 해설위원은 "지난해까지는 1세트를 내줄 경우 역전승이 많지 않았는데 즈베레프와의 3회전에서는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내주고도 승리를 잡아냈다.힘든 상황 속에서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게 되며 전반적 게임 운영까지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정현은 24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열릴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을 만난다.

스탄 바브린카(33·스위스·8위), 도미니크 티엠(25·오스트리아·5위)을 연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선수이긴 하지만 랭킹이 97위에 불과한 데다 지난 9일 ASB클래식 1회전에서 만나 2-1로 승리한 적도 있어 상대적으로 수월한 상대라는 평가다.

서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