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공노조·의회사무직 반발 / “의원 발의·5분 발언 아이디어… 조례개정안까지 만들라고 주문”/ 시의장, 송년회 불참 불이익 카톡… 태안까지 호두과자 배달시켜 논란/“의회 사무국 떠나면 영전” 말돌아충남 천안시의회 사무국 직원들이 시의원들의 과도한 업무지시와 막말 등 횡포를 묵과할 수 없다며 의장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23일 천안시공무원노조와 전·현직 천안시의회 사무국 직원들은 "의회 직원들 사이에서는 의원들 등살 때문에 ‘의회를 떠나면 시청 어떤 곳으로 발령이 나더라도 영전’이라는 말이 공공연하다"고 말했다.

시의원들이 개인 보좌관이나 비서 수준의 업무 수행을 요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개인비서 취급하듯 업무지시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무국 직원들은 의원들이 의안 발의나 5분 발언 아이디어 발제는 물론 문서까지 만들어 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물론 조례개정안까지 만들어 달라는 의원도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의원들은 사무국 직원들에 대한 인격 모독성 막말 논란에 휩싸여 천안시공무원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천안시원들의 갑질횡포 논란은 지난해 추석연휴 전날인 9월29일 의회사무국 직원 2명이 1만원짜리 호두과자 1상자를 태안군의회까지 배달한 일로 불거졌다.

천안시공무원노조 등에 따르면 당시 천안시의회 사무국 직원 A씨와 B씨가 연휴 전날 천안에서 태안까지 왕복 190㎞를 오가며 호두과자를 배달한 것은 전종한 천안시의회 의장이 지시 때문이었다.

그날은 천안시의회에서 충남시군의회 의장협의회가 있었던 날이다.

태안군의회 이용희 의장이 간식으로 제공된 호두과자가 맛있다고 말하자 전 의장이 의회사무국직원에게 호두과자를 챙기라고 했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직원들이 호두과자를 준비하지 못했다.

태안군의회 의장이 떠난 후 이 사실을 확인한 전 의장이 화를 냈고 2명의 천안시의회 사무국 직원은 명절연휴 전날 교통체증을 겪으며 4시간 넘는 길을 다녀와야 했다.

전 의장은 회식에 참석하지 않는 의회사무국 직원 32명과 본인이 함께하는 카카오톡 단체카톡방에 송년회 회식에 불참하면 인사조치를 취하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의원들의 식사 비용 집행과 관련해서는 일부 야당 의원이 자신이 소속된 여당 의원들과 별도로 식사를 하자 사무국에 식대를 결제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전 의장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불거진 사무국 직원에 대한 막말과 인사권 거론 논란 등과 관련해 의도하지 않았다해도 상처를 준 부분이 있다면 그분들께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천안시청공무원노조는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닌 해명에 불과하다"며 22일부터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의회사무국 직원들은 의장뿐 아니라 시의원들의 부당한 업무지시와 잔심부름도 끊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천안시의회 사무국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의원들의 국내외 출장에 동행하면서 의원들의 짐꾼 노릇에 음식 투정까지 받아들이며 밤 늦게 수행원 노릇을 하면서 참담한 마음이 들었다"며 "두번 다시 의회에서 근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