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시재생과 관련된 따끈한 신간 하나를 접했다.

경제학자가 바라본 도시재생 이야기를 담은 모종린의 이란 책이다.

도시재생의 중심에는 골목이 있으며, 도시재생의 성공은 골목상권의 활성화에 있음을 국내외 사례를 통해 쉽게 설명하고 있다.

나름 설득력 있는 주장들을 풀어 놓았지만, 한편으로 골목의 상권이 과연 재생시켜야 할 우리의 과제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잠시 주춤하던 국내 도시재생 바람이 지난해부터 다시 활력을 찾음에 따라 최근엔 도시재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 커졌다.

그동안 사업추진의 중심이 된 도시설계와 사회적경제 분야 외에도 도시를 구성하는 모든 분야에서 본격적인 도시재생의 바람에 돛을 올렸다.

예시한 저서는 물론 얼마 전부터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흑기사’나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란 프로그램만 봐도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 바람을 타고 골목상권이 뜨고 있다.

대로변을 따라 형상된 가로상권의 대칭개념으로 나타난 골목상권은 말 그대로 골목길을 기반으로 창출된 골목산업이다.

즉 거주공간 개념에 속해 있던 골목이 이제 산업기반으로 탈바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청년실업과 일자리의 국가적 정책과 연계되어 골목은 스타트업 기반으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도시재생사업의 가장 적극적 수단으로 골목이 재조명 받고 있다.

성공한 골목상권으로는 서울의 경리단길, 가로수길, 홍대거리 등이 있으며, 대구에는 김광석거리, 중구근대골목(진골목) 등이 있다.

분석적인 사고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이쯤에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즉, 골목의 기준이 무엇인가? 골목과 거리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렇다 골목상권이 대두되다 보니 골목의 기준이 모호해질만하다.

사실 의 저자도 골목의 기준에 대해 그 모호함을 인정한다.

일반적인 의미는 건물과 건물 사이에 만들어지는 좁은 길 정도로 이해 가능한데, 그렇다면 위에 나열된 성공사례들은 좁은 길보다는 넓은 거리가 많은 셈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뜨는 골목, 뜬 골목은 사실 골목이라 칭하기가 애매하다.

거리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이나 차가 많이 다니는 길이다.

그리고 골목은 대로에서 들어가 동네 안을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이다.

골목은 사람이나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는 의미도 된다.

마을이나 동네 블록을 구획하는 길을 거리라고 한다면, 블록 내부의 집과 집을 연결하는 길이 골목이라 할 수 있다.

이 좁은 길이 내 기억에는 놀이터, 쉼터로서의 골목이다.

골목길에는 가끔 구멍가게는 있었지만, 상권이라 할 만한 가게는 없었다.

다만 주민들이 모여서 이야기 하고 여름날 대자리 깔고 쉬는 곳,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구슬치기, 고무줄놀이를 하던 곳일 뿐이다.

상권이 아니라 추억의 골목문화가 있을 뿐이다.

골목상권이라는 말 때문에 내 기억 속의 진짜 골목이 상처 받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 기억의 골목은 언제나 조용하다.

그러나 도시재생이 추구하는 골목상권은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번잡하고 시끄럽다.

내 기억의 골목은 언제나 아련하다.

그러나 골목상권은 더 이상 추억을 팔지 않는다.

재생된 골목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것은 추억을 되살리는 골목문화였으면 좋겠다.

도시재생이 성공하고 마을 만들기가 성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골목에 상권이 활성화되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골목은 골목 그대로여서 충분히 좋을 수 있다.

골목이 골목이어야 하는 골목은 오랫동안 지켜져야 할 우리의 추억이자 마음의 고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