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77)을 향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검찰은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소송비용을 삼성이 대납한 사건과 관련,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요청에 따라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대납했다는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의 자수서와 다스 소송비용 대납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김백준 전 대통령총무기획관(78·구속기소)의 진술이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할 근거로 검찰은 보고 있다.

과연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과 관련한 이 전 부회장의 자수서와 김 전 기획관의 진술이 MB수사의 '스모킹 건'이 될 수 있을까.20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은 지난 15일 검찰 조사 과정에서 '2009년 3월에서 10월 사이에 청와대의 요청과 이건희 회장의 승인으로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 대납이 이뤄졌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했다.

김 전 기획관 역시 검찰 수사에서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삼성이 다스 소송비용을 대신 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다스 소송비용 삼성 대납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앞서 검찰은 2009년부터 3년간 삼성전자가 미국 대형 로펌 '에이킨검프'에 다스가 부담해야 하는 소송 비용 약 370만 달러(약 40억 원)를 대신 지급해 준 정황을 포착하고 삼성그룹 본사와 이 전 부회장의 자택에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다스는 2000년대 초반부터 BBK투자자문 전 대표 김경준 씨를 상대로 투자금 140억 원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미국에서 진행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미국 법률대리인 역할을 했던 에이킨검프를 새로 선임한 이후 소송이 유리하게 진행됐고, 2011년 김 씨로부터 140억 원을 돌려받았다.

검찰은 당시 비자금 조성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이건희 회장의 특별사면을 대가로 삼성이 소송비용을 대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을 뇌물수수 사건으로 규정한 것도 그래서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 진술이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로 보고 있다.

다스와 삼성의 또다른 연결고리 역할을 한 이 전 부회장에게는 이미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됐다.

법조계에선 '삼성의 다스 소송비용 대납'의 근거인 김 전 기획관의 진술과 이 전 부회장의 자수서 등이 '스모킹 건'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봤다.

"증거능력은 있지만 다툼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유승백 변호사는 에 "이 전 부회장의 자수서는 증거능력이 있다"면서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검찰 측이 이 전 부회장의 자수서를 증거로 제출했을 때 다스 측에서 증거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부동의하게 되면 검찰은 이 전 부회장에 대해 증인신청을 하게 될 것이다.그렇게 되면 법정에서 증명력으로 다툼을 하게 될 부분이 있다."고 했다.

검·판사 출신인 최종상 변호사(법무법인 케이파트너스)는 에 "증언과 진술이 상반되면 증언이 우선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이 전 부회장의 자수서가 증거능력이 있다"고 했다.

다만 최 변호사는 "모든 증거에 대해선 자유심증주의에 의한 재판부의 판단이 중심"이라며 "주변인 진술에 대한 신빙성 여부를 따지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최 변호사는 그러면서 "형사재판은 진술만으로 가능하다"며 "특히, 은밀하게 이뤄진 뇌물수수 같은 경우는 더욱 그렇다.객관적 자료가 없을 때는 진술이 더욱 명확해야 하는 데 이 부분을 검찰에서 당연히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