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21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국회에 출석해 야권의 맹공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 국회 운영위에선 때아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점심 밥 타령'으로 시간이 지체됐다.

국회 운영위는 이날 대통령 비서실 등에 대한 업무보고와 현안질의 등을 위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을 출석시켰다.

한국당은 소속 의원들의 노트북 뒷면 커버에 '과잉·보복수사 중단하라'라며 청와대의 최근 국정운영 비판을 벼르고 있었다.

운영위원장인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현안질의 전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보고는 짧게, 그리고 간결하면서도 정확하게 하라"라며 "이따 질의때 답변을 성실하게 잘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치열한 난타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현안질의에 들어가자 한국당의 질문은 무뎠고, 임 실장은 웃음과 원론적인 대답으로 다소 싱겁게 진행됐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강원랜드 부정채용과 관련 권성동, 염동열 의원 등 해당 소속의원에게 맞춰진 과잉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곽 의원은 임 실장에게 "어느 장사가 3년 검찰수사를 버티느냐"며 "훗날 (임 실장이) 직위를 내려놓고 민간인이 됐을때 4~5년간 수사를 받아보라. 그럴 용의가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임 실장은 "제가요?"라고 되받아 치면서 주변에서 작게 웃음이 터졌고 "제가 답변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닌것 같다"고 정중하게 말했다.

이후 이어진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대한 '강압수사' 주장에 대해서도 임 실장은 "(검찰수사 조정은)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는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채용비리를 뿌리를 뽑겠다고 했다.공공기관 채용비리 문제는 엄청난 좌절을 줬고 덮을 수 없다"고 원칙론으로 일관했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은 "전해드리고 싶은 민심이 있다"며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는 참 '오복'하다고 한다.안보는 굴복하고 경제는 항복하고 정치는 보복하고 약속은 번복한다.그래서 국민들은 박복해진다.이런 민심이 있다"고 도발하자 임 실장은 "그런 여론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라고 일축해 민주당 의원들과 청와대 관계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됐던 운영위원회가 맥이 빠진 채 흘러가자 김 원내대표는 "밥 먹고하자"며 정회선포를 시도하려 했다.

그러자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무슨 말이냐. 간사간 협의에 의해서 오전에 끝내기로 하지 않았느냐"며 난색을 표했고,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점심 한시간 뒤에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오전 중에 질의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시끄러워. 배고프다"며 정회를 선포하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집단 항의했고, 바른미래당 측에선 민주당 측에 오전에 질의를 하지 못한 의원들이 많이 남아있는데,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는 자리를 슬쩍 떠났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박 먹고 하자는 이야기는 또 처음 들어본다"면서 "밥이 중요한가"고 반문했고,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코미디"라고 비꼬았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한국당 소속의) 권성동(법제사법위원장)도 이렇게는 안 한다.암 걸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