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대표 스와니 일반인 수준 경기/선수층 얇아 국적 바꿔서 출전권 따내 지상 최대의 스포츠 축제 올림픽에 전문 선수가 아닌 일반인도 출전할 수 있을까. 적어도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의 한 종목인 하프파이프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에 헝가리 대표로 참가한 엘리자베스 마리안 스와니(34·사진)가 이를 보여줘 화제가 되고 있다.

스와니는 지난 19일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 예선에 나선 24명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프파이프는 반원통형 슬로프의 양쪽 벽을 오르내리며 아찔한 회전과 화려한 점프를 선보이는 종목이다.

그러나 이날 스와니는 회전이나 점프를 단 한 차례도 시도하지 않았다.

경기 막바지에 진행 방향과 반대로 살짝 몸을 틀어 내려왔을 뿐이다.

스와니가 이처럼 밋밋한 연기를 펼친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에서 태어난 스와니는 UC버클리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재원으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실리콘밸리에서 일했다.

하지만 19살 때 캘리포니아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정도로 도전 정신이 강한 스와니에겐 색다른 도전이 필요했다.

2013년 "누구나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썰매 종목의 하나인 스켈레톤에 도전했지만 올림픽 출전에는 실패했다.

스와니는 이후 어머니의 국적인 베네수엘라, 조부모의 국적인 헝가리로 2차례나 국적을 바꿔가면서 하프파이프의 문을 두드렸다.

마침 헝가리 대표팀은 선수들의 부상과 남녀 비율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올림픽 무대에 서려면 먼저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 꾸준히 나가 랭킹을 올려야 했다.

그는 회전이나 점프를 하지 않고 무사히 경기를 마치는 전략을 썼다.

무리해서 점프를 시도하다가 넘어져 감점당하거나 기록이 무효가 되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참가 선수가 많지 않은 종목 특성 덕분에 스와니는 가까스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스와니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평창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캐나다의 캐시 샤페(26)는 "스와니의 노력을 평가절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FIS는 올림픽 참가 자격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