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디자인 특허 등록 등 출시 추진 / LG가 발명하고 독점 상황 고민 / 각종 신제품 출시 ‘뒷북’도 부담삼성전자가 의류관리기 출시를 추진한다.

스타일러를 앞세워 LG전자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 삼성전자가 사실상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삼성전자가 의류관리기를 선보일 경우 관련 시장은 연 15만대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1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특허청에 ‘의류관리기’ 관련 비밀 디자인을 등록했다.

비밀 디자인이란 출시 전, 제품의 외형을 우선 특허 등록해 모방을 방지하는 데 쓰이는 제도다.

비밀 디자인은 최대 3년간 인정된다.

삼성전자가 이 시간 내 등록된 디자인의 의류관리기를 출시하지 않을 경우 제품 디자인이 공개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비밀 디자인을 등록한 것"이라며 "의류관리기 출시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의류 관련 제품을 꾸준히 연구해 왔다.

김현숙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 상무는 지난 국제가전박람회(IFA) 간담회에서 "먼저 출시해야 하는 제품과 우선순위 차이가 있을 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관련 제품의 출시를 예고했다.

삼성전자가 고민하는 부분은 ‘스타일러’가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LG전자의 발명품이라는 점이다.

이 제품은 조 부회장이 다리미 없이 구겨진 옷을 펴기 위해 화장실 뜨거운 물의 수증기로 구김을 없앴던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이 추진됐다.

LG전자는 2011년 세계 최초로 의류관리 가전을 내놨다.

여기에는 옷을 흔들어 주는 ‘무빙행어’ 기능이 담겼다.

또 이 제품은 물을 이용해 화학물질 없이 생활 구김과 냄새는 물론 옷의 세균 등을 99.9% 제거해 준다.

스타일러는 주부들의 입소문을 타며 건조기와 함께 필수가전 중 하나로 꼽혔고 국내에서만 20만대 판매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LG전자보다 신제품 출시가 늦었다는 점도 삼성전자로선 부담이다.

LG전자는 2015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드럼세탁기 밑에 소형 통돌이 세탁기를 결합한 ‘트윈워시’를 2015년 선보였고, 삼성전자는 2017년 드럼세탁기 상단에 작은 세탁기를 더한 ‘플렉스 워시’를 내놨다.

또 모터가 손잡이 부분에 위치한 상중심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도 LG전자 A9 출시가 삼성전자의 파워건보다 빨랐다.

물론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이 탑재된 공기청정기를 LG전자보다 먼저 선보였고, 두 개의 모터가 탑재된 세탁기 퀵드라이브 등을 빠르게 내놨다.

14㎏의 대용량 하이브리드 건조기도 LG전자보다 먼저 출시할 계획이다.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은 IFA에서 LG전자보다 신제품 출시가 한발 늦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때론 경쟁사보다 빠를 수도, 또 늦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고객의 삶에 어떤 혁신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파악해 제품을 내놓는 것"이라며 "시장의 판을 바꿀 가전을 신중하게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