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이전부지 개발 등 요건 미흡/집행 유보된 수시배정예산 10여건/해 넘기면 취소… 정부 설득 총력대구시가 확보한 국비 신규사업 예산 가운데 상당수가 ‘수시배정 예산’으로 묶여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수시배정 예산은 사업 구성 요건이 미흡하거나 점검이 요구되는 사업에 한해 요건 충족 때까지 정부가 일시적으로 집행을 유보한 예산으로, 대구시가 정부를 설득해야 이 예산을 온전히 쓸 수 있다.

연내 설득하지 못할 경우 불용처리돼 재신청을 해야 한다.

13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확보한 올해 국비예산에 담긴 지역 신규사업 중 수시배정에 묶인 것은 10여개로 대부분 지역 경쟁력 강화 차원에선 절실한 사업들이다.

수시배정 예산 규모가 가장 큰 것은 경북도청 이전 부지(북구 산격동) 개발사업이다.

전체 부지 및 건물 매입비가 2252억원(감정 결과)인 점을 감안해 대구시는 지난해 일단 1000억원을 신청했지만 실제 배정된 것은 211억원뿐이다.

하지만 이 예산마저 현재 수시배정 예산으로 묶여 있다.

도청 이전 부지는 당초 문화·행정·경제 복합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지만, 국회 상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대구시청 본관 이전설이 불거지면서 기획재정부 심기를 건드렸다.

기재부는 일단 예산에는 배정하되, 돈은 대구시에 곧바로 건네지 않는 방안을 택했다.

대구시가 시청 이전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이 예산의 집행 여부가 달려 있다.

국제 물산업허브도시 조성사업 예산 3억원(사전타당성조사비)도 수시배정 예산 항목으로 분류돼 있다.

지역 미래 먹거리산업과 직결된 사업인 탓에 대구시는 입술이 바짝 마르고 있다.

정치권의 물관리 일원화 분쟁에 휘말려 확보가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구사일생으로 거머쥔 사업비다.

앞으로 스마트워터시스템 구축(3000억원)·물융합체험관 건립(1000억원) 사업과 연계할 수 있어 ‘후방효과’가 더 큰 알짜사업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로선 쓸 수 없는 예산에 불과하다.

대구엔지니어링설계지원센터 건립(3억원·사전타당성 조사비)과 침장산업 역량 강화 사업(1억원·연구용역비)은 지역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청했지만 이 또한 정부 설득작업이 선행돼야 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

대구시의 한 관계자는 "국비 확보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논리를 개발해 수시배정 꼬리표를 떼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문종규 기자 mjk20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