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 / 활강 월드컵 無경험에도/ ‘인생 경기’ 펼치며 대역전극/ "올림픽 金 없다는 바보 같은 질문 / 더는 듣지 않아도 돼 행복""모두가 내게 ‘커리어는 좋은데, 올림픽 금메달이 없네요’라고 물었다.이 바보 같은 질문은 이제 사라졌다"알파인 스키 마르셀 히르셔(29·오스트리아)가 13일 말했다.

평창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알파인 복합에서 당당히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후였다.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통산 55승으로 남자부 역대 최다승 2위에 올라 있지만 그는 이날 전까지 올림픽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적이 없었다.

이에 2011∼2012시즌부터 FIA 세계랭킹 남자부 전체 1위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 무적의 사나이에게 ‘무관의 황제’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복합은 스피드 종목인 활강과 기술 종목인 회전 슬로프를 한 번씩 타 총합 시간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히르셔는 기술계 스페셜리스트이다.

스키 인생에서 단 한 번도 FIS 활강 월드컵에 출전한 적이 없다.

당연히 활강 연습량, 정선 코스 적응도 또한 속도계 선수들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활강에서 1위 토마스 드레센(25·독일)과 1초32 차이로 무려 7위를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인생 최고의 활강이었다.난 끝내줬다"고 회상할 정도였다.

이날 강풍을 동반한 정선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가 "회전 경기 중 ‘지금 장난해? 진심이야?’라고 혼잣말을 했다.바람이 너무 세서 최적의 활주 라인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평창의 거센 바람은 오히려 그에게 행운이 됐다.

FIS는 강풍 때문에 출발점을 활강 슬로프 아래쪽에 있는 슈퍼대회전으로 옮겨 결과적으로 코스가 단축됐고, 회전에서는 강추위로 슬로프가 딱딱하게 얼어붙어 스피드계 선수들이 고전했기 때문이다.

이에 기술계 최강자인 히르셔는 회전에서 45초96로 1위를 기록하며 총합 2분6초52로 금메달을 차지하는 대역전극을 펼칠 수 있었다.

올림픽 금메달이 확정된 후에도 히르셔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는 "정말 특별하긴 한데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세계 챔피언과 올림픽 챔피언이 된 느낌을 비교하면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지금으로선 똑같다.하지만 내일 다시 물어봐라"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