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혜세 카드’를 들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인프라(사회간접자본) 투자 관련 회의에서 "우리는 미국을 이용하는 나라들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며 "이들 국가 가운데 일부는 동맹국이지만 무역에 대해서는 동맹국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의 제품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지만, 그들은 우리가 보내는 제품에 50%나 75%의 세금을 매긴다"며 "우리는 호혜세를 매우 많이 부과할 것"이라고도 했다.

호혜세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산 제품에 매기는 세금 만큼 관세를 물리는 것이다.

미국이 지난달 한국산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효한 데 이어 호혜세를 도입하면 무역전쟁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혜세 도입을 주장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5월 블룸버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호혜세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특정 국가가 우리에게 52%의 세금을 매기는데 우리는 같은 제품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며 호혜세 도입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호혜세에 대한 세부방침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호혜세 도입엔 의회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더라도 도입까지는 시일이 걸린다.

호혜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지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구체성이 없다"며 "다른 국가들보다 낮은 미국의 관세 부과 구조에 대한 불평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일차적으로 미국 무역적자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일본과 함께 한국을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예사롭게 지나칠 일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 중국, 일본과 많은 나라들에 엄청난 돈을 잃고 있다"면서 "그들은 25년 동안 살인을 저지르고도 죄를 면해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와 2020년 재선을 염두에 두고 자국 산업 보호를 통한 지지층 결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런 만큼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는 장기전이 될 것이다.

이어지는 미국의 무역제재와 한국에 대한 비난을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다.

정부는 대미 통상전략을 재점검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한국에 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