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구속된 것과 관련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그룹 70년 역사상 전대미문의 사건"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며 신 회장의 즉시 사임·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신동빈 회장의 법정구속을 계기로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전날 동생 신동빈 회장 유죄 선고에 따른 법정구속 직후 일본 광윤사 대표 자격으로 낸 입장 자료를 통해 신 회장의 사임과 해임을 요구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한국에서 신동빈 씨에 대한 유죄 판결에 대해'라는 제목의 13일자 입장 자료에서 "한일 롯데그룹의 대표자 지위에 있는 사람이 횡령 배임 뇌물 등의 범죄행위로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되는 것은 롯데그룹 70년 역사상 전대미문의 일이며 극도로 우려되는 사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동빈 씨의 즉시 사임·해임은 물론 회사의 근본적인 쇄신과 살리기가 롯데그룹에서 있어서 불가결하고 매우 중요한 과제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직원과 가족 외 이해관계자 모두 현재의 위기를 수습하고 경영정상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여러분의 지원과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광윤사는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99%를 보유한 일본롯데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인 회사로,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등이 주요 주주이며 신 회장의 지분율은 1.4%에 불과하나 그동안 신 회장이 우호세력을 바탕으로 종업원지주회와 관계사, 임원지주회 등을 장악, 사실상 그룹을 지배해왔다.

신동빈 회장은 최측근으로 알려진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과 함께 일본롯데홀딩스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신동빈 회장 법정구속을 계기로 롯데가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이 다시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동생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패배했던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의 구속을 계기로 경영권 복귀를 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경영진의 도덕성을 중시하는 정서가 있어서 회사 대표나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보통 책임을 지고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일본 롯데홀딩스가 조만간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을 통해 법정구속된 신동빈 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을 의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창립 이래 최초 총수 구속 사태를 맞이한 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부재에 따라 한국은 황각규 부회장을, 일본은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