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합의' 이어 새 악재…'3종 왜곡 교육 시스템' 완성일본 정부가 초중고교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영토 왜곡 교육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고교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교육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고교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마련해 14일 ‘전자정부 종합창구’에 고시했다.

고시안은 고교 역사총합(종합)과 지리총합, 공공 과목에서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다"라고 가르치도록 했다.

2009년에 개정된 종전 고교학습지도요령에는 각 학교에서 영토 교육을 하도록 했지만 독도나 센카쿠열도를 명시하지는 않았다.

2015년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둘러싸고 우리나라가 합의에 문제가 있지만,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 추가조치를 요구한 데 대해 일본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독도 도발에 나섬으로써 한일관계에 새로운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에는 초·중학교 학습지도요령을 개정하면서 독도 일본영유권 주장을 가르치도록 명시했었다.

초등학교는 5학년 사회, 중학교 지리와 공민, 역사에서 독도와 센카쿠 열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가르치도록 했다.

물론 일본 정부는 2008년 이후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나 교과서 검정을 통해 독도영유권 교육 강화에 나서면서 현재 사실상 모든 초중고교에서 이런 내용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지난해 개정한 초중학교 학습지도요령에 이어 올해 고교 학습지도요령을 개정함으로써 10년에 걸쳐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왜곡 교육의 근거를 명확하게 마련한 것이다.‘학습지도요령-해설서-검정 교과서’라는 3종 세트로 구성된 독도 영유권 왜곡교육을 시스템 구축을 완성한 것이다.

학습지도요령은 교육 내용의 근거를 규정한 것으로, 교과서 제작 및 검정의 법적 근거가 된다.

문부과학성은 고교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에서 "우리나라의 영토 등 국토에 관한 지도를 충실하게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역사총합 과목에서는 근현대 부분에서 "영토 확정을 다루고, 다케시마와 센카쿠열도의 일본 편입에 대해서도 다룬다", 지리총합에서는 "다케시마와 센카쿠열도는 고유의 영토임을 다룬다"고 기술했다.

공공에서는 "영토도 가르치고 다케시마와 센카쿠열도가 고유의 영토임을 다룬다", "일본이 다케시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센카쿠열도에는 영유권 문제가 없다는 점을 다룬다"고 명시했다.

문부과학성 관계자는 독도 영유권 주장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지도요령에 넣은데 대해 "중학교까지 받은 교육과 연관성을 의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등) 타국의 주장을 학생들에게 이해시키는 것도 할 수 있으나, 일본의 입장을 우선해서 지도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고시안은 여론수렴 작업을 거쳐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문부과학상이 관보에 고시하면 최종 확정된다.

그러나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와 해설서에 독도를 가르치라고 되어 있는 이상 여론수렴은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며, 학습지도요령 내 독도 영유권 명시는 사실상 확정된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개정된 학습지도요령은 해설서, 검정 교과서 제작 등의 과정을 거쳐 2022년도 신입생들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일본은 2008년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서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 간에 독도에 대한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도발적 표현을 넣었다.

당시 권철현 주일대사는 이에 항의해 일시 귀국한 바 있다.

일본은 2014년 1월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점을 명시했고, 현재 초중고 사회 교과서 대부분에 이런 내용이 들어가 있다.

남상구 동북아역사재단 한일관계연구소장은 "대부분의 교과서가 이미 일본의 부당한 독도영유권 주장을 기술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교학습지도요령안에 독도가 명기된 것은 독도 교육의 법적 근거를 정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 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영토 및 애국심 교육 강화라는 정치적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며 "지도요령이 개정돼도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사실에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하지만, 일본의 미래세대가 잘못된 영토·역사인식을 갖게되면 동북아 갈등의 원인이 된다는 점은 깊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