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의 악몽이 재현될까 두렵다." 지난해 추석 명절 인천광역시에서 경기 안양시에 있는 친척집을 다녀오면서 KT의 모바일 내비게이션을 이용했던 직장인 박정환(33) 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우려 가득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박 씨는 추석 연휴 당시 내비게이션을 믿고 평소 다니던 서울외곽고속도로 대신 추석 연휴를 한 달여 앞둔 지난해 9월 개통한 안양성남고속도로(제2경인고속도로)를 이용했다.

초행길이었던 박 씨는 고속도로에 진입했던 오후 2시쯤 식은 땀을 흘렸다.

내비게이션 화면에 '서버연동오류'라는 메시지가 반복됐다.

급한 마음에 박 씨는 다른 KT 이용 가족의 휴대전화로 재접속을 시도했지만 마찬가지였다.

다른 통신사의 내비게이션의 상황도 같았다.

IT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추석 연휴였던 10월4일 주요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서비스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10월4일 고속도로 교통량은 588만 대라고 밝혔다.

이는 역대 하루 최대 교통량이다.

휴대전화 내비게이션을 이용했던 사용자들은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정작 명절 때 먹통인 못 믿을 휴대전화 내비게이션"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지난해 추석, 문제가 됐던 서비스는 KT의 원내비와 카카오의 '카카오내비', 현대엠엔소프트의 '맵피', 네이버의 '네이버내비' 등이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업체들은 지난해 추석과 같은 내비게이션 오류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 서비스 기능을 추가해 설 '내비 전쟁'에서 살아 남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휴대전화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점유율 70%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는 SK텔레콤의 'T맵'은 AI 서비스 '누구'의 음성 서비스를 대폭 확대했다.

T맵은 6.1버전 업데이트에서 도착시간 및 위치 공유 경로 변경 안심주행 화면 실행 즐겨찾기 확인 팟캐스트 청취 현 위치 확인 도착 및 소요시간 등 주행 정보 확인의 새로운 음성 지원 기능 11가지를 추가했다.

지난해 10월24일 카카오택시와 카카오드라이버(대리운전), 카카오주차와 카카오내비를 통합한 교통서비스 '카카오T'는 통합 후 첫 번째 명절을 맞이한다.

지난해 추석 연휴 8일 동안 3000만 건의 길 안내를 기록하며 T맵에 이어 2위에 오른 카카오내비는 지난해 추석 연휴 때 일부 내비게이션에 이용자가 몰리며 접속 지연 및 먹통 사태를 겪은 만큼 올 설 명절 명예회복에 나선다.

특히 주차와 대리운전 등 서비스를 통합하면서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이용자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의 내비게이션을 통합한 원내비는 5일부터 기가지니 AI플랫폼을 탑재했다.

기가지니가 탑재된 KT 원내비는 기존 애플리케이션만 설치돼 있으며 이용 가능하다.

'지니야'라고 부르거나 메인 화면 우측 마이크 버튼을 누르고 사용하면 된다.

다만 아이폰 사용자는 3월, 업데이트 버전부터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추석 연휴 예상보다 많은 이용자가 몰려 서버가 마비됐다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은 모바일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올 해 설, AI를 전면에 내세우며 이용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추석, 내비게이션 오류로 곤혹을 겪었던 박 씨에게 올 설 연휴 어떤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길 안내 잘 하는 내비게이션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