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올림픽 사상 첫 골은 북한 여자 응원단에게도 약간의 자유를 선사했다.

14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일본과의 경기가 열린 강릉 관동하키센터는 어김없이 북한 응원단이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 ‘다시 만납시다’ 등을 목메여 부르고 특유의 박수를 치고 구호를 외치며 단일팀을 응원했다.

이들은 매경기 일사분란하게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응원했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아니라 기계식 응원을 펼쳐 이따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이런 북한 응원단이었지만 단일팀의 첫 골이 들어가는 순간 분위기가 바뀌었다.

단일팀은 0-2로 뒤진 2피리어드 9분 31초 희수 그리핀(30)의 손에서 올림픽 첫 골이 터져 나왔다.

박윤정(마리사 브랜트)이 보드를 튕겨서 내준 패스를 그리핀이 슈팅으로 연결했다.

빗맞았지만 방향이 절묘했다.

데굴데굴 굴러간 퍽은 일본 골리 고니시 아카네의 다리 패드 사이를 통과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첫 골이 터지자 북한 응원단은 일제히 기립했다.

"우리 선수 장하다" 등 열렬히 구호를 외치며 기뻐했다.

첫 골이 나온 후 단일팀은 잇따라 공격기회를 맞았다.

같은 응원을 하던 북한 응원단은 잠시 멈췄다.

일부 응원단은 벌떡 일어나서 "잘한다"고 소리질렀고 또 다른 응원단은 슛이 골대를 빗나갈 때 "아휴"하고 탄식을 지르기도 했다.

윗 선의 지시대로 응원하던 북한 응원단이었지만 골이 터진 후 신이 나자 자기도 모르게 개별 행동이 나온 셈이다.

북한 응원단이 첫 골 후 더 신나게 응원하자 주위에 외신이 몰려와 그들을 더욱 주목했다.

하지만 경기 후 어떻게 봤냐는 기자의 질문에 응원단은 미소만 지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강릉=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