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나 추석같은 명절 때마다 고향을 갈 수 없고 헤어진 가족과 만날 수 없는 이산가족의 쓸쓸함은 더할 수밖에 없다.

이산가족 상봉은 역대 정부마다 최우선 대북 정책 과제로 내세웠으나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내야 하다 보니 실제 성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곤 했다.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남북 이산가족 상봉신청자 중 이미 55%가 이미 세상을 떴다.

신청을 받기 시작한 1988년부터 누적된 등록 인원은 총 13만1344명이며 지금까지 사망자는 7만2307명이다.

2017년 12월 한 달에만 184명이 사망하면서 생존자 수는 5만9037명에 불과하다.

현재 상봉신청 생존자 중 90세 이상이 18.9%(1만1183명)이며, 80~89세가 42.8%(2만5266명), 70~79세가 23.3%(1만3761명)일 정도로 초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산가족 문제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시급한 해결 과제인 이유다.

그간 남북 당국이 주관한 상봉은 총 21차례다.

헤어진 가족과 만나는 행운을 누린 신청자는 전체 신청자(13만1344명) 가운데 3.2%에 불과한 4185명에 불과하다.

마지막 열린 이산상봉은 2015년 10월이 마지막이다.

남북은 지난달 9일 고위급회담에서 군사당국회담 개최에는 합의했지만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못을 박지 않았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일행의 방한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는 흐름이어서 이산상봉 행사 재개 가능성도 있어 보이지만 당장은 여의치 않은 현실이다.

북한이 2016년 중국 소재 북한 식당에서 집단 탈출한 여종업원 12명의 송환과 이산가족 상봉을 연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향민 2세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설을 앞둔 13일 오후 서울시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이산가족 박옥순(94) 할머니를 찾아 위로했다.

박 할머니는 함경북도 성진(현재의 김책시) 출신으로 1·4 후퇴 때 어머니, 형제들과 이별하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이북5도청에서 지원하는 함경북도부녀회 합창단에 참여하고 있다.

조 장관과 만난 박 할머니는 "북에 남아 있는 동생들의 생사확인과 고향을 방문하는 것이 마지막 남은 소원"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말씀하신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그날까지 건강을 유지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설 당일인 16일 오전 11시에는 이산가족 1000여 명이 참석하는 가운데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리는 제34회 망향경모제에 참석한다.

통일부는 조 장관이 "설을 맞아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임진각을 찾은 이산가족들과 함께 합동 제례를 드리고, 이산의 아픔을 위로하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