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강릉 권영준 기자] 전략적 레이스와 강인한 체력이 서로 스파크를 일으켰고, 이어 ‘괴물’이 탄생했다.

이 괴물은 바로 최민정(20·성남시청)이다.

대한민국의 3번째 금메달이 최민정의 쇼트트랙 스케이트 날 끝에서 밝게 빛났다.

최민정은 17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치른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결선에서 막판 폭발적인 레이스를 선보이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순간이었다.

이로써 최민정은 2006 토리노올림픽(진선유)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로 역사를 새겼다.

최민정은 이날 철저하게 전략적인 레이스를 선보였다.

13바퀴 반을 돌아야 하는 1500m에서 초반에는 탐색전을 펼치며 5~6위권을 유지하다가, 4바퀴 정도를 남겨두면 아웃코스로 크게 돌아 선두권까지 단숨에 치고 나간다.

그리고 2바퀴 정도를 남겨두고 스퍼트와 함께 선두를 유지하는 전략이다.

준준결승에서는 최하위를 유지하다가 10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로 속도르 높여 단숨에 1위까지 질주했다.

이어 2~3위권을 유지하다가 5바퀴를 남기도 다시 1위로 올라서 그대로 결승선까지 내달렸다.

준결승과 결승전은 같았다.

5위권을 유지하면서 탐색전을 펼친 뒤 4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로 치고 나가 선두로 나서는 모습이었다.

사실 이 전술은 알고도 막지 못한다.

최민정의 강점은 강한 체력을 앞세워 막판 스퍼트에 있다.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500m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줬듯이, 민첩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초반부터 선두로 나서 지키는 레이스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쇼트트랙 흐름은 보이지 않는 몸싸움이 치열하다.

최근 실격 판독을 강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에 최민전은 비교적 신체 접촉이 치열하지 않은 하위권에서 레이스를 지켜본 뒤 결정적인 타이밍에 선두로 뛰어올라 끝까지 지키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500m에서 신체 접촉에 의한 실격을 경험했기 때문에 더 신중했고, 더 집중했다.

이 전략적 레이스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2010 밴쿠버-2014 소치 대회 여자 1500m를 석권한 리 진유(중국)와 부탱 킴(캐나다) 등 경쟁자를 상대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브레인과 스테미나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천 번, 수만 번 레이스를 펼치며 경험을 쌓으면서 분석과 연구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전략적 레이스가 가능해진다.

체력 역시 숨이 끊어지기 전까지 온 힘을 다해 지속적인 훈련을 거듭해야 끌어올릴 수 있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 과정을 묵묵히 소화했다.

그리고 이날 가장 빛나는 자리에 올랐다.

브레인과 스테미나를 모두 품은 최민정은 세계 최강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