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마다 엄마가 써준 손편지를 선수촌에서 읽으면서 위로 받았어요. 저 때문에 힘들었을텐에 엄마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갈래요."17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빛 질주를 한 최민정(20·연세대)은 경기 후 소감으로 이렇게 말했다.

최민정은 이날 결승에서 2분24초94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중국의 리진위(2분25초703)를 0.755초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첫 올림픽 데뷔 무대였던 여자 500m 결승에서 실격 판정으로 은메달을 날린 최민정은 두 번째 도전에서 금메달을 따내 평창올림픽에 나선 한국 선수단의 여자 선수로는 1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함께 결승에 오른 2014년 소치 대회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리스트인 김아랑은 2분25초94로 들어와 킴 부탱(캐나다·2분25초834)에게 0.107초 차로 동메달을 내주고 아쉽게 두 대회 연속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최민정 어머니 이재순씨는 지난 500m경기를 집에서 봤다.

최민정은 "엄마가 도저히 떨려서 현장에서 못보겠다고 했는데 오늘은 오셨다.그래서 더 좋았다"고 밝게 웃었다.

엄마의 힘을 받은 최민정은 결국 압도적인 레이스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날 경기는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레이스였다.

최민정과 김아랑은 결승에서 이탈리아의 강자로 여자 500m 금메달을 따낸 아리안나 폰타나, 500m 동메달리스트 킴 부탱, 중국의 에이스 리진위 등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최민정과 김아랑은 출발신호와 함께 나란히 4~5위 자리를 지키면서 중위권에서 천천히 기회를 엿보면서 선두권의 뒤를 따라갔다.

13바퀴 반을 도는 1500m 경기에서 힘을 빼지 않고 차분히 기다린 최민정과 김아랑은 욕심을 내지 않고 11바퀴째 마침내 속도를 냈다.

4위로 따라가던 최민정은 외곽으로 치고 나가면서 속도를 올렸다.

어느새 선두로 치고 나간 최민정은 마지막 바퀴까지 치열하게 따라붙은 리진위에게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자신의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과 함께 스퍼트에 나선 김아랑은 끝내 3위 킴 부탱을 따라잡지 못하고 4위에 그쳐 동메달 획득을 눈앞에서 놓쳤다.

1500m 금메달을 차지한 최민정은 오는 20일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2관왕을 노린다.

강릉=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사진/강릉=최형창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