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발목이 접질려 병원에 입원했다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16번 환자'에 의해 메르스에 걸린 '30번 환자'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4부(재판장 송인권)는 메르스 '30번 환자' 이모씨가 메르스 관리 부실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국가는 이씨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 과실과 원고의 메르스 감염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평택성모병원 역학조사가 부실하게 되지 않았다면 1번 환자가 입원한 기간 8층 병동 입원환자 등은 1번 환자 접촉자 범위에 포함되고 원고의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16번 환자도 조사될 수 있었다"고 판시했다.

이어 "1번 환자는 평택성모병원 병실 안에만 머문 게 아니라 채혈, 검사 등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간호사 스테이션에 머무는 등 병실 밖을 수차례 이동했고 이는 다른 환자들도 마찬가지였다"며 "역학조사관은 1번 환자에 대한 대면조사나 평택성모병원 현장조사 등을 통해 이를 쉽게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질병관리본부는 의심환자 발생 신고가 관련 기준에 맞으므로 즉시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 검체를 이송하도록 해 진단검사가 이뤄지도록 조치하고 확진 전이라도 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접촉자 등을 확인할 주의 의무가 있었다"며 "하지만 신고 후 약 31시간 뒤에 2시간가량 이뤄진 역학조사에서 접촉자 등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메르스 확진 1번 환자가 거쳐 간 병원 중 평택성모병원은 2박 3일간 입원했던 장소이므로 가장 중요하고 충실하게 접촉자 조사를 할 필요가 있었다.하지만 평택성모병원 역학조사팀은 1번 환자가 병실에만 머물렀다는 가정으로 의료진 외 같은 병실 환자 및 보호자만 밀접접촉자로 설정하고 일상적 접촉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지난 2015년 5월 발목 골절로 대청병원에 입원했다가 다음 달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완치됐다.

이씨는 자신의 감염원인 '16번 환자'가 처음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을 때 공무원들의 메르스 관리 과실로 '1번 환자'에게 감염됐고 이로 인해 자신도 감염됐다며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