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부모들도 자신의 노후를 자식에게 의존할 생각하지 말고, 가진 재산 모두 쓰면서 편안하게 살다 가야하는 세상"이라며 "부모 부양은 국가와 사회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늙은 부모 재산은 탐내는 자식들 보면 정말 가증스럽다"고 지적했다.

B씨는 "부모가 모은 재산은 자신의 노후를 위해 다 써야지 자식들이 달랜다고 다 주면 안 된다"며 "그렇게 한 푼, 두 푼 주다보면 부모는 자식없이 외로운 노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C씨는 "부모 부양을 국가가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 같은 논리로 부모 재산도 국가로 환원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사회도 평등해질 것이다.자식들이 부모에게 받을 게 없으니 부양 책임을 정부에 떠넘기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D씨는 "부양은 사회가 해야 한다면서 부모가 가지고 있던 단 돈 몇 푼이라도 사회에 돌려주고 떠난다고 하면 기를 쓰고 반대할 자녀들이 수두룩하다"고 주장했다.

E씨는 "자식도 안 모시려고 하는 부모를 사회가 책임지라는 건 무슨 논리냐"며 "부모 유산을 욕심나는데 부양하긴 싫고, 이런 걸 알면 자식 낳아 여태까지 뒷바라지한 부모들 억장 무너질 것 같다"고 전했다.

F씨는 "부모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자녀가 져야 한다.지금까지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를 내팽개치는 건 도리가 아니다.특히 사회에서 부모 부양을 떠안는 건 더더욱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G씨는 "학자금, 결혼자금, 손주 양육 등 부모 등골 휘게 해놓고 이제와서 나몰라라하는 게 말이 되냐"며 "부양 책임 국가로 떠넘기면 정부는 무슨 돈으로 노부모를 돌보겠냐. 결국 증세 이뤄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인의 부모 부양관이 급격하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부양의 책임이 가족에게 있다는 생각은 급격히 줄었지만, 국가와 사회 등이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주된 가치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통적인 효(孝) 사상을 기반으로 한 가족주의가 약해져 1∼2인 가구 중심의 소가족화*핵가족화가 심화하는데다, 여성의 교육수준과 사회 진출이 늘고 사회규범과 제도가 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에 실린 김유경 연구위원의 '사회변화에 따른 가족 부양환경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를 분석한 결과, '부모 부양을 누가 담당할 것이냐'에 대해 1998년에는 조사대상의 89.9%가 '가족'이라고 응답해 대다수를 차지했다.◆"부모 부양, 이제 자식 아닌 사회·정부가 해야?"이렇게 '부모 부양의 책임자'로 가족을 꼽은 비율은 2002년 70.7%에서 2008년 40.7%, 2010년 36.0% 등으로 급감했고 2014년 31.7%, 2016년 30.6%로 더 떨어졌다.

2016년 조사결과는 1998년과 비교해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에 반해 국가와 사회 등에 의한 공적 부양 의식이 넓게 퍼지고 있다.

부모 스스로 노후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도 커지고 있다.

'사회 혹은 기타(스승, 선후배 등 포함)'가 부양 책임이 있다는 응답은 1998년 2.0%에 불과했지만 2002년 19.5%에서 2008년 47.4%로 껑충 뛰었다.

2010년에는 51.3%로 올라서고 2014년 51.7%, 2016년 50.8% 등으로 조사 때마다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스스로 해결'이란 대답도 1998년 8.1%에서 2002년 9.6%, 2008년 11.9%, 2010년 12.7%, 2014년 16.6%, 2016년 18.7%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장남 중심의 가부장적 부모 부양관 약해져아들, 특히 장남 중심의 가부장적 부모 부양관도 상당히 약해진 것을 알 수 있다.

가족 중에서 누가 부모 부양을 책임져야 할 것인지에 대해 장남이란 대답은 1998년 22.4%였지만 2002년 15.1%, 2008년 7.0%, 2010년 5.0%, 2014년 2.0%, 2016년 1.7% 등으로 떨어졌다.

'아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응답 역시 1998년 7.0%에서 2002년 13.9%로 잠깐 오르고서 2008년 2.7%, 2010년 2.8%에 이어 2014년 1.1%, 2016년 1.4% 등으로 1% 수준으로 낮아졌다.

대신 '아들·딸 모든 자녀'에게 책임이 있다는 인식은 1998년 15.0%에서 2002년 20.5%, 2008년 24.3%, 2010년 23.1%, 2014년 24.1%, 2016년 22.1% 등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