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우리나라가 국민소득을 1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끌어올리는 데는 28년이 걸렸지만 국민소득이란 지표가 국민의 삶까지 반영되지는 못했다.

정부도 실질적인 국민 삶의 질이 소득수준에 비해 뒤쳐져 1만 달러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거, 소득, 고용, 건강 및 삶의 만족도 등의 측면에서 주요국 대비 크게 미흡한 것으로 평가한다.

사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아진다는 것은 국가 전체의 부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지만 3만달러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부의 쏠림 현상 때문이다.

대기업, 고소득자 등 특정부문 중심 성장으로 격차가 커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확대돼 삶의 만족도가 더 낮아진 것이다.

실제로 삶의 질을 측정하는 또 다른 지표인 유엔개발계획(UNDP)의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를 보면 기대수명, 교육기간, 1인당 국민소득 등을 감안한 우리나라의 HDI 지수 순위는 18위지만 각각의 항목에 있어 불평등도를 감안한 HDI 지수 순위는 37위까지 하락한다.

우리와 같이 HDI 지수가 ‘매우 높은’ 국가 그룹에 속하면서 불평등도가 높은 미국(-10단계), 이스라엘(-11단계), 그리스(-6단계) 등의 순위 하락폭에 비해 그 정도가 크다.

통계청의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는 경제적 양극화의 심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작년 3월말 기준 순자산 10분위 가구의 점유율은 42.1%로 전년과 같았다.

상위 10% 가구가 전체 자산의 40% 이상을 점유해 '자산양극화' 현상이 고착화하는 한편 소득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는 과거보다 확대됐다.

소득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15년 0.354였지만 작년 0.357로 상승했다.

지니계수는 '0'이면 완전평등 상태임을, '1'이면 완전불평등 상태임을 의미한다.

정부도 이같은 점을 인식해 갈수록 나빠지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마련 중이다.

소득주도 성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양극화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선두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있다.

정부는 양극화를 줄여나갈 방책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꼽는다.

저임금 노동자의 가계소득이 늘면 소비가 증가해 성장에도 도움이 되고, 취약계층의 인적자본 투자 확대로 중장기 성장잠재력도 확충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키는 만큼 안착에 힘을 쏟기 위한 여러가지 정책을 마련 중이다.

먼저 최저임금 연착륙을 위해 올해 3조원 예산을 투입한 일자리안정자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가 월 보수액 190만원 미만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주면 정부가 1인당 월 13만원씩 지원해준다.

일자리 예산은 올 1분기에만 역대 최고수준 34.5% 이상을 집행한다.

상반기 하방위험에 대응하고, 공공부문의 적극적인 마중물 역할이 긴요하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청년일자리 대책에 힘을 쏟는다.

에코붐 세대(1968~1974년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의 1991~1996년생 자녀들)가 취업 시장으로 빠르게 나오면서 앞으로 5년간 청년 고용 사정이 어려워 취업난을 타파할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달중 청년 고용 특별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세제혜택도 마련한다.

여성고용률이 꾸준히 증가해 작년 56.2%까지 올라섰지만 OECD 평균(62.8%)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특히 경력단절은 출산과 육아로 발생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고용보험상 임신근로자는 약 15만명이었지만 출산근로자는 약 10만명으로 집계됐다.

임신근로자의 3분의 1인 5만명이 임신 기간에 직장을 그만둔 셈이다.

정부는 이같은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장기근속을 지원하기 위해 여성근로자가 육아휴직 복직 후 일정기간 이상 근무를 하는 경우 복직 인원 1인당 일정금액에 대해 세액공제 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가계 실질소득 증가를 제약하는 주거·의료·교육·교통·통신 등 주요 생계비 부담 완화와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한 취약계층 소득기반 강화책을 추진 중이다.

한국 삶의 질 순위. 자료/OECD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