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세배와 세뱃돈, 기차표도 인터넷으로#1. 조선족 A씨(여)는 15일 이른 아침 베이징 남역으로 향했다.

천진에 살고 있는 아들 부부를 보기 위해서다.

베이징에서 딸과 함께 살고 있는 A씨는 이번 춘제 기간에는 아들 부부와 함께 연휴기간을 보내기로 했다.

A씨의 손에는 아들 내외와 손주들에게 줄 조그만 선물 보따리가 쥐어져 있었다.

#2. 중국인 B씨는 올해 춘제 기간에는 칭다오로 가족여행을 갔다왔다.

시내 한 호텔에서 3일간 머물며 칭다오 맥주박물관 등 유명 관광지도 보고 해산물도 즐겼다.

A씨는 "명절기간 가족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부인과 아이들도 좋아해서 다음에도 한 번 더 기회를 마련해 보려고 한다"고 했다.

연 인원 30억명이 움직이는 세계 최대 대이동인 중국 설 명절 춘제(春節)의 풍속이 변하고 있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는 18일 "이제 중국인들은 화상으로 세배하고, 위챗으로 세뱃돈(紅包·홍바오)을 받는다"며 달라진 춘제 풍속을 전했다.

인터넷의 발달과 생활 습관이 바뀌면서 과거 세뱃돈을 주고 받고, 온 식구가 모여 즐기는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스마트’ 춘제 풍속...화상채팅, 모바일 세뱃돈 중국 춘제 풍속이 간편하고 간단하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외지에 살던 자손이 고향으로 돌아와 어른들을 집접 찾아 뵙고 세배하고 세뱃돈을 주고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 시대를 맞아 설 연휴를 아주 간편한 방식으로 지내고 있다.

세배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화상 통화로 대신하고, 세뱃돈인 홍바오도 모바일 앱으로 전달하는 ‘전자 홍바오’로 변했다.

중국 청년보는 춘제 연휴 기간 여행을 가거나 바쁜 일상으로 귀성길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생긴 풍속이라고 분석했다.

또 명절이면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과 갖던 모임 역시 단체 채팅방을 통해 안부를 묻는 방식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인터넷과 모바일 대중화는 귀성길 기차역 풍속도 변화시켰다.

스마트폰 대중화와 최첨단 기술이 교통체계에 도입됐다.

역에서는 과거처럼 줄을 길게 서서 표를 사는 귀성객들의 모습이 사라졌다.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창사(長沙), 난창(南昌), 선양(瀋陽), 창춘(長春) 등 주요 도시 기차역은 올해 춘제에 안면인식 기술로 검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승객들은 3초 만에 얼굴 스캔을 통해 역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과거 신분증을 하나하나 대조하면서 길게 줄 서야 했던 불편이 줄어 들었다.◆역귀성 증가와 관광지 인산인해 역귀성도 새로운 풍속으로 자리잡았다.

역귀성은 춘제 등 명절에 부모가 외지에서 거주하는 자녀를 방문해 함께 지내는 현상이다.

한국에서도 역귀성이 새로운 풍속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중국 매체들은 수년 전부터 대도시의 젊은 층 근로자들이 춘제에 고향으로 가지 않고 반대로 부모와 가족을 불러 춘제 연휴를 지내는 것이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청년보의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2.5%가 부모를 도시의 자기 집에 모셔와 춘제를 쇨 의향이 있다고 했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대도시에선 이 비율이 51.4%까지 올랐다.

또 대도시 호텔이나 관광지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 내 유명 관광명소에 유커(遊客)가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춘제 연휴 기간 상하이 디즈니랜드나 광저우 창룽(長隆) 동물원 등 입장권 예매량도 크게 증가했다.

중국 국가여유국(國家旅游局)은 ‘춘제 연휴 관광시장 보고’를 통해 설 당일인 지난 16일 전국 관광객 수는 ,7100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9.4% 증가했다.

이날 하루 전국 각지 관광지에서 거둬들인 관광수익 역시 834억 위안(14조2130억 원)으로, 동기대비 9.7% 늘었다.

또 올해 춘제 기간 중국 내 여행지를 방문하는 관광객 수도 3억85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