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2주 전 기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썼다.

바로 옆 영포빌딩에 대한 강제수사가 '잘못된 압수수색'이고, 당시 공직자에 대한 수사가 '역사 뒤집기와 보복 정치'라고 주장하는 이 전 대통령에게 "나에게 물어라"고 말한 당사자가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란 취지의 글이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는 직권남용,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이었다.

그런데 그 직후 이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받은 주범으로 드러났다.

자신과 함께 일했던 고위 공직자의 권력형 비리는 없다는 말이 무색하게 그의 집사로 불리던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뇌물의 방조범으로 구속기소됐다.

이 전 대통령은 만원권으로 2억원이 들어 있는 여행용 가방을, 오만원권 발행 이후에는 오만원권으로 1억원이 들어 있는 쇼핑백 2개를 받아 총 4억원을 챙겼다고 한다.

더구나 최근에는 이 전 대통령의 집사였던 그 총무기획관이 삼성그룹에 한 자동차 부품업체의 소송 비용을 대신 내달라고 요구했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해당 자동차 부품업체는 공식적으로 아직 실소유주가 불상인 ㈜다스다.

삼성은 다스의 소송을 위해 미국 로펌에 무려 40억원을 넘게 지급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이 여행용 가방과 쇼핑백으로 받았던 국정원 자금보다 10배가 많은 금액이다.

물론 그 소송비용 대납의 수혜자는 다스의 실소유주일 것이다.

구호단체가 아닌 삼성은 어떠한 목적으로 다스에게 40억원을 지출했을까. 공교롭게도 소송비용이 지급된 그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특별사면됐다.

그로부터 2년 뒤 다스는 소송 대상이었던 투자자문업체 BBK로부터 140억원을 돌려받는다.

일련의 사건이 관련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검찰의 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재 이 회장은 병상에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진실은 특별사면의 유일한 결정권자인 이 전 대통령과 다스의 실소유주에 대한 조사를 통해 규명될 수밖에 없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다스 소송과 관련된 내용 일부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0년 전 삼성 특검에 의해 기소돼 현직에서 물러난 이후 잊혔던 이 전 부회장은 자택 압수수색과 피의자 소환으로 그리 유쾌하지 않게 다시 존재를 드러냈다.

만일 이 전 부회장의 진술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 회장은 사면을 대가로 뇌물을 건넨 것이 된다.

그의 아들은 그룹 승계를 위해 이 전 대통령의 후임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재판 중이다.

정해훈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