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계기 ‘규제’ 목소리/제주 지역 농어촌 민박 3299곳/ 道 182곳 직접 거주 규정 위반/ 398개동 불법 묵인 사실 드러나/“운영자 제한 등 제도 개선해야”제주 게스트하우스 살인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관리 사각지대였던 게스트하우스 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31일 기준 제주지역 농어촌민박은 3299곳에 달한다.

게스트하우스는 동 지역은 행정시, 읍면지역은 읍면사무소에 농어촌민박으로 등록한다.

게스트하우스는 비교적 저렴한 요금과 여행 중 낯선 사람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등의 장점 때문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지만 지도·감독에는 한계가 있다.

제주도감사위원회가 지난해 10월 농어촌민박업과 휴양펜션업 지도·감독 업무 전반에 대해 감사한 결과에서도 게스트하우스 관리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농어촌민박 운영은 직접 거주해야만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어긴 업소들이 182곳이나 됐다.

행정시는 연 2회 이상 농어촌민박 사업자의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해야 하지만 업무를 소홀히 했다.

행정시는 농어촌민박 사업자가 해당 민박에 거주하지 않으면 개선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폐쇄명령도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 A씨도 게스트하우스의 관리인이며, 실제 소유주는 따로 있었다.

A씨는 해당 게스트하우스에 투숙한 게 인연이 돼 관리인을 맡으며 소유주와 수익을 배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4월 말 게스트하우스가 개업한 뒤 3개월 후인 7월 투숙객을 성폭행해 준강간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건물 소유주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재판을 받고 있는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제주도 감사위 감사 결과 총 398개 동의 불법 숙박업을 묵인한 사실도 드러났다.

농어촌민박이나 숙박업으로 신고하지 않은 채 불법 숙박영업에 이용했으나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이다.

제주도 감사위는 시정 13건, 주의 16건, 권고 1건, 통보 16건 총 46건의 행정처분을 요구했다.

감사위는 "농어촌민박이 제도상 허점을 이용해 편법 운영되고 있으나 행정 당국이 지도·감독을 소홀히 해 농어촌지역 주민이 거주하는 주택을 이용해 소득을 증대하고자 하는 애초 사업 취지가 크게 훼손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도내 게스트하우스를 특별점검할 예정이다.

민박 소유주와 관리형태, 지도점검 수단·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제도개선과 성범죄 전력자의 숙박업 운영자 제한 등도 추진한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