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분당 당시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도 바른미래당 합류를 할 수밖에 없었던 비례대표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의 행보가 더 노골화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각을 세워오던 안철수 전 대표와는 달리 유승민 공동대표 체제에선 어느 정도 '정치적 해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는 눈치다.

비례대표 의원이 강제 출당이 아닌 자진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한다는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국민의당 출신인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은 어쩔 수 없이 바른미래당 잔류를 택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후 '의정활동'은 헌법기관 개개인의 자유에 의한 것이라며 사실상 '해당 행위'에 준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연말연시 자신의 의정활동을 홍보하는 메시지나 SNS 활동에서 "비례의원이기에 당분간 당적은 바른-국민 통합당에 두고, 정당 활동은 민주평화당과 함께 하게 됐다.다만, 제가 하고자 하는 의정활동은 전과 다름이 없음을 알려 드린다"(이상돈 의원)고 강조하는 등 공식적인 독자 행보를 선언했다.

이들은 민평당 창당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공식 회의와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19일에는 바른미래당의 교섭단체등록 참여를 거부한다는 성명서를 내며 '강수'를 뒀다.

세 의원은 성명서에서 "지난 20대 총선에서 중도개혁적인 노선을 선택한 유권자의 뜻에 따라 국민의 대표가 됐지만, 국민의당은 이같은 유권자의 기대와 민의를 무시하고 보수합당의 길을 선택했다"며 "우리는 국민의당을 이어받은 정당은 민주평화당임을 선언하고, 국회의 각종 의안처리 결정과 활동을 민주평화당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정치적 노선과 철학이 확연히 다른 비례대표 국회의원 3인을 더 이상 볼모로 삼지 말고, 조속히 정치적 해법을 마련하라"며 출당을 요구했다.

세 의원의 이런 노골적 행보를 걷는 것은 새 지도부 등장과 관련이 있다.

장정숙 의원은 에 출당 문제와 관련 "유승민 대표는 정무적으로 기대해봄 직하다"라며 "안철수 전 대표와 달리 (유 대표는) 4선 의원 생활을 하면서 비례대표에 대한 형평성 원칙을 고민해보신 듯했다.선출직은 (정당이) 합당하고 해산할 때 의원직을 지켜주면서 (비례대표는) 그렇게 안 해준다는 건 말이 안 된다.또, 국민의당을 찍어준 당시와 (현재는) 전혀 다른 상황, 다른 정당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앞서 여러 번 비례대표 의원들의 출당 가능성을 열어뒀었다.

바로 직전 그가 몸을 담았던 바른정당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김현아 의원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내 '비박'(비박근혜)계가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할 때 동조 의사를 표시했고, 이후엔 마음을 바른정당에 두고 활동했다.

바른정당에선 김 의원의 사례를 계기로 비례대표 의원의 발을 묶는 현행 공직선거법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었다.

이들이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원소속 정당에서 분리된 정당으로 소속을 바꾸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막상 바뀐 당 지도부에선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출당 가능성'을 정무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전망되던 유 대표도 취임 당시 "해당 문제는 국민의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오신 분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유 대표가 태도를 바꾼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자 공식 논평에서 "당 대표라고 (출당 문제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고 권위적인 발상"이라며 "당의 의견이'그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의 중론을 존중하도록'모아진 것이다.그런 걸 말 바꾸기라고 하면 곤란하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당분간 세 의원의 독자 행보를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이들은 앞서 안 전 대표 체제에서 당원권 정치 징계를 받은 데다, 의석수가 하나라도 아쉬운 상황에서 강제 출당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상돈 의원은 통화에서 "당 차원에 (출당) 요구를 할 것"이라면서 출당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어떡하겠느냐는 질문엔 "난 그까짓 거에 개의치 않는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