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는 20일 외벽 없이 노출된 마당에서 기른 맹견이 지나던 행인을 공격해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게 만든 혐의로 기소된 견주에게 금고형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한 판결, 박현정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자신에게 성추행과 막말을 했다고 주장한 직원을 상대로 낸 1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5000만 원만을 인정한 사건,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에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를 했다가 재판에 넘겨져 무죄를 선고받은 가토 타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에게 정부가 형사보상금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판결이 주목을 끌었다.

○…행인 물어 불구 만든 핏불테리어 견주 항소심서도 실형수원지법 형사항소6부(부장판사 임재훈)는 20일 안전 조치를 태만히 해 자신이 키우던 핏불테리어가 행인을 물어 신체를 훼손한 혐의(중과실 치상)로 기소된 이모(59)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이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이 씨는 이 사고를 일으킨 핏불테리어와 다른 핏불테리어 1마리 등 모두 8마리의 개를 경기도 용인 자신의 집 마당에서 길렀다.

그러던 2016년 12월 29일 오후 2시께 주민 A(78·여)씨가 이 씨 집 근처를 지나다가 이씨가 키우던 핏불테리어에게 신체 곳곳을 물어뜯겼다.

A씨는 최소 16주의 치료가 필요한 다발성 종족골(발가락과 연결된 발등뼈) 골절 등을 당했고 결국 오른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또 왼손가락 일부도 절단, 이로 인해 왼손가락 전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당시 이 씨는 외벽 없이 노출된 마당에서 개들을 기르고 있었지만, 개의 목줄에 녹이 슨 쇠사슬을 연결하고 이를 쇠말뚝에 묶어두기만 했을 뿐 철장 설치 등 별도의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가 사고를 불러일으켰다.

이 개는 목에 연결된 쇠사슬 고리가 풀리면서 A씨에게 달려든 것으로 조사됐다.

2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투견에 이용되는 개를 기르던 피고인은 개가 다른 사람이나 동물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할 주의 의무가 있음에도 태만히 해 피해자에게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줬다"며 금고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1심의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여전히 용서받지 못했고 피고인이 5000만 원을 공탁했지만, 이 금액이 원심의 형량을 줄일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이 씨의 항소를 기각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개물림 사고가 잇따르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맹견을 포함한 모든 반려견의 목줄 길이를 2m로 제한하고 개가 사람을 공격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주인은 형사 처벌을 받게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반려견 안전관리 대책을 확정했다.

○…'성추행 주장' 서울시향 직원, 박현정 전 대표에 5000만 원 배상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판사 이원)는 20일 박현정 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대표가 서울시향 직원 곽모 씨 등 5명을 상대로 낸 10여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곽 씨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인다"며 "곽 씨는 박 전 대표에게 5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밝히며 "박 전 대표의 곽 씨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청구는 기각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곽 씨 등의 호소문 발표 이후 여성 상급자에 의한 대표적인 직장 내 성폭력 사례로 회자되는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호소문 배포 당시 박 전 대표의 나이, 경력,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 정도 등을 참작해 위자료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전 대표가 호소문의 허위 사실로 인해 중도 사임하게 됐거나 사임 이후 금융기관 등에 취직하지 못하게 됐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봤다.

'서울시향 사태'는 지난 2014년 시향 직원들이 언론에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서울시향 사무국 소속 직원 17명은 같은 해 12월 "박 전 대표가 폭언 및 인사 전횡을 일삼고 성추행까지 했다"는 익명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들의 음해'라고 반발했다.

서울시는 민간 인권전문가들과 함께 별도의 팀을 꾸려 조사에 착수했고 폭언과 성희롱 등 일부 인권침해 사실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박 전 대표는 서울시가 해임 절차를 밟자 2014년 12월29일 사표를 냈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를 통해 직원들이 이를 조작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는 2015년 10월 자신이 성추행과 막말을 한 것으로 조사 결과를 낸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서울시향 직원 등 5명을 상대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박근혜 명예훼손 무죄' 가토 전 지국장에 보상금 인정법조계에 따르면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신광렬)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66)의 행적에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가토 타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52)에게 정부가 700만 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하라"고 지난 9일 결정했다.

가토 전 지국장은 2014년 8월 국내 한 언론사의 기명 칼럼을 인용해 세월호 참사 당일 낮 7시간 동안 박 전 대통령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한 의혹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2015년 12월 "박 대통령을 비방하겠다는 목적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항소를 포기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한편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무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 정부는 피고인이었던 사람에 대해 재판에 소요된 비용을 보상하도록 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