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싱글 21일부터 진검승부 / 메드베데바, 세계랭킹 1위… 평창 팀 이벤트서 쇼트 세계新 / 뛰어난 기술·감정연기 현역 최고 / 자기토바, 작년부터 기량 급상승… 유럽선수권서 메드베데바 눌러 / 점프 등 고난도 기술 탁월 상승세‘피겨여왕’ 김연아(28)를 통해 피겨스케이팅에 입문한 팬들이라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숙적’ 아사다 마오(28·일본)와의 명승부를 기억할 것이다.

주니어 시절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한 두 선수는 밴쿠버에서 잊지 못할 명승부를 펼쳤고 김연아가 금메달, 마오가 은메달을 차지했다.

결국 올림픽에서의 두 선수의 관계는 김연아 우위로 끝마쳤다.

김연아와 마오처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는 ‘은반 위의 여왕’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는 라이벌 관계가 항상 존재한다.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피겨여왕 자리를 놓고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는 선수들이 있다.

김연아와 마오가 한·일 양국의 대리전이었다면 이번엔 ‘집안싸움’이다.

바로 러시아의 10대 피겨 요정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8)와 알리나 자기토바(15)가 그 주인공이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이름으로 생애 첫 올림픽에 출전한 두 선수는 가장 강력한 여자 싱글 우승후보로 21일 시작되는 싱글에서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2016~17 세계선수권 2연패, 2015~16 그랑프리 파이널 2연패, 2016~17 유럽선수권 2연패 등 굵직한 대회를 싹쓸이하며 김연아의 은퇴 이후 공석이던 피겨여왕 자리에 오른 메드베데바는 현재 세계랭킹 1위다.

쇼트프로그램(81.06), 프리스케이팅(160.46), 합계(241.31)까지 모두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자기토바는 2017~18시즌에야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신성’으로 2016 러시아 주니어선수권에서 9위에 머물 정도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6년 코치 예테리 투트베리제 사단에 합류한 이후 기량이 급성장해 세계 주니어 무대를 휩쓸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자기토바는 메드베데바가 발목 부상으로 빙판을 떠난 사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지난해 러시아선수권과 국제빙상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을 연이어 제패했고 1월 열린 유럽선수권에서는 메드베데바를 2위로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메드베데바가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은 2년반 만에 처음이었다.

두 선수의 컨디션은 모두 최상이다.

메드베데바가 11일 팀 이벤트 여자 싱글의 쇼트프로그램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우자 이튿날 자기토바는 프리 주자로 나서 158.08을 받으며 5명의 참가자 중 여유 있게 1위에 올랐다.

자기토바의 점수는 지난달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메드베데바를 제치고 우승했을 때 기록한 157.97점을 뛰어넘은 개인 최고점이다.

아울러 메드베데바가 보유한 프리스케이팅 세계최고기록 160.46점도 2.38점차까지 추격했다.

메드베데바가 뛰어난 기술과 풍부한 감정연기, 현역 최고의 운영 능력을 지녔다면 자기토바도 타노 점프를 뛰며 고난도 기술과 최근 기세에서 한 수 앞선다는 평가다.

생애 첫 올림픽 정상을 노리는 러시아 피겨요정들의 ‘불꽃 연기’가 올림픽 막바지로 향해가는 강릉 은반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강릉=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