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캐나다 격파 이어 미국 꺾고 4강행 조기 확정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펼쳐지고 있는 여자 컬링 대표팀의 선전은 네티즌에게 ‘도장 깨기’라고 불린다.

강자들을 찾아가 한 명씩 격파하며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는 은둔고수처럼 세계랭킹 8위에 불과한 한국이 자신보다 상위에 있는 강호들에게 연전연승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열린 여자예선 첫 경기에서 세계랭킹 1위 캐나다를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킨 뒤 스위스(2위), 영국(4위)까지 잡아냈다.

여기에 19일 무패를 달리던 세계 5위 스웨덴에게까지 승리하며 예선 1위에 올라섰다.

한국 여자 컬링의 돌풍이 한 경기가 아닌 대회 전체를 뒤덮고 있다.

마침내 한국이 20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예선 7차전에서도 세계 랭킹 7위 미국마저 9-6으로 꺾고 예선성적 6승1패로 4강 진출까지 확정지었다.

10개국이 출전한 여자 컬링은 나머지 9개팀과 차례로 맞붙는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예선을 치른 후 상위 4위까지 준결승에 진출해 토너먼트전을 치른다.

김은정 스킵의 빛나는 한방이 일거에 경기를 뒤집었다.

초반 흐름은 좋지 않았다.

첫 엔드에서 미국에 2점을 내주며 기선을 빼앗겼고 이후 1점씩 점수를 주고받으며 4엔드까지 2-3으로 뒤졌다.

그러나 5엔드에서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한국이 선공인 상황에서 김은정 스킵이 던진 마지막 8번째 스톤이 하우스 정중앙(버튼)의 상대 스톤을 정확히 쳐내며 1번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미국의 마지막 스톤이 한국 스톤을 밀어내지 못해 일거에 4득점에 성공하고 6-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후공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컬링에서 선공의 득점은 ‘스틸(steal)’이라 부를 정도로 상대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다.

단 한번의 투구로 상대를 궤멸시킨 한국팀의 환상적 플레이가 펼쳐지자 강릉컬링센터는 경상북도 의성 출신의 ‘마늘소녀’들을 응원하는 팬들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이후 6, 7엔드에서 미국과 1점씩을 주고받은 한국은 8엔드에서 미국에 2점을 내주며 쫓겼지만 9엔드에서 다시 2점을 빼앗으며 승기를 굳혔다.

이후 마지막 10엔드 중반 미국이 악수를 청하며 경기가 마무리됐다.

4강 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 여자 컬링의 ‘도장 깨기’는 계속된다.

예선 1위를 차지해 좀 더 수월한 상대와 준결승전을 펼치기 위해서다.

대표팀의 김선영은 "한국 컬링의 새로운 역사를 이끌어갈 수 있어 기쁘다"면서 "아직 예선도 남았고 준결승도 치러야 하니 남은 경기 열심히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릉=서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