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 된 패럴림픽 해단식 / 시설 보완·저변 확대 등 갈 길 멀어 / 단장이 선수들 이름 하나하나 호명 / 장내 온통 흐느끼는 울음소리 가득19일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해단식이 열린 강원도 평창선수촌. 배동현(35) 선수단장이 "우리 자랑스러운 선수들 모두 가슴에 새기겠다"며 36명 선수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열흘 동안 패럴림픽에서 울고 웃던 짠한 기억이 선수들의 가슴을 강타하면서 장내는 온통 흐느끼는 울음소리로 메워졌다.

이들은 안방에서의 추억을 붙잡고 싶은 이유에 대해 한목소리로 답한다.

패럴림픽을 위해 죽어라 뛰었지만 또다시 열악한 훈련 환경에 내몰릴 것을 걱정해서다.

아이스하키는 이 종목 사상 첫 동메달을 따냈는데 과정은 기적에 가깝다.

국내 실업팀은 강원도청 한 곳인 데다 나머지는 10개팀도 채 되지 않는 동호회가 전부다.

경기도청 등에서 2008년 이후 창단 시도를 했지만 비용 문제가 걸려 무산됐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전용경기장도 없어 패럴림픽 직전에는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실전감각을 쌓았다.

한국선수단은 이처럼 장애인 체육 인프라 수준에 비해 걸출한 성적을 내자 난감할 때도 많았다.

한국이 패럴림픽 사상 첫 4강 진출을 확정하자 한 일본 기자가 서광석(41) 감독에게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의 등록 선수는 몇 명이냐"고 물었다.

이에 서 감독은 우물쭈물하며 "100명이 채 안 된다.통역이 잘 이야기해 달라"며 머리만 긁적거렸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역대 첫 은메달을 따낸 한상민(38)이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알파인스키도 앞날이 캄캄하다.

애초 정선알파인 경기장은 대회 직후 자연상태로 복원할 계획이었지만 하단부는 스키장으로 활용하는 ‘부분 복원’으로 사업 승인이 났다.

하지만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부분이 적은 만큼 장애인들이 훈련하기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다.

한 장애인 알파인스키 관계자는 "국내에 장애인 선수들이 다운힐(활강) 코스를 훈련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안방에서 패럴림픽을 열고도 선수양성이 여전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대회 크로스컨트리에서 메달 2개(금1·동1)를 따낸 한국 선수단의 최고 ‘스타’ 신의현(38·창성건설)은 배 단장의 든든한 지원이 바탕이 됐다.

창성건설 대표인 배 단장이 2015년 8월 노르딕스키 실업팀을 창단해 선수 육성과 훈련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분이다.

패럴림픽 직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일반 체육시설을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보수하는 작업에 올해 149억원을 쓰겠다.이후에도 지속해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약속한 만큼 패럴림픽을 계기로 장애인 체육의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평창=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