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반가운 얼굴이다.

눈에 띄는 외모와 카리스마, 남다른 재능까지. 지금으로 치면 김우빈, 송중기 같은 인기다.

90년대 청춘스타로 대한민국 연예계를 쥐락펴락 했던 김승현(38)과 최제우(38)가 스포츠월드 카메라 앞에 섰다.

두 사람은 회색 가디건과 후드, 하얀 티셔츠, 청바지로 비슷하게 맞춰입고 인터뷰 장소에 등장했다.

어떤 허세와 가식도 없이 자연스러운 몸짓과 눈빛으로 현장의 공기를 부드럽게 풀어낸다.

칭찬을 건네자 ‘에이, 당연하죠. 모델 출신이잖아요’라며 밝게 웃는다.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마치 서너번쯤 만난 사이처럼 상대방을 편안하게 대하는 친화력의 김승현. 그리고 사려깊은 표정 너머로 은근슬쩍 장난기를 내비치는 최제우. 토크쇼를 보는 듯 대화의 쿵짝이 잘 맞는 두 사람은 20년 우정을 자랑하는 친구 사이다.

그 누구보다 서로의 기쁨과 아픔을 잘 아는 이들. 김승현 최제우와 속깊은 이야기를 나눈 뒤 문득 든 생각은 ‘이 사람들 참 괜찮다’이다.▲90년대 여심 훔친 전성기타임머신을 타고 데뷔 때로 돌아가듯 1997년으로 돌아갔다.

두 사람이 모델로 데뷔한 그 때다.

여성잡지 시대에 남자 모델은 거의 없던 그 시절. 김승현과 최제우는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이었다.

김승현은 톱스타 등용문으로 불린 패션브랜드 스톰의 모델이 됐고 최제우는 사진 한 장으로 전국의 여중고생 마음에 불을 지핀 스포츠 리플레이의 간판 모델로 활약하게 된다.

18세 동갑내기 두 소년은 농구, 쇼핑을 함께 하며 친분을 쌓게 됐다.

그리고 최제우의 소속사에 김승현이 들어가게 되면서 일도 함께 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김승현은 연기, MC, VJ, DJ 등 분야를 가리지 않은 만능 엔터테이너였다.

최제우는 연기에 이어 가수 활동으로 ‘짱’ ‘영웅’ 등 히트곡을 내놓으며 바쁜 연예계 생활을 이어갔다.

최제우는 "예능 출연을 해보니 요즘은 이슈가 엄청 빠르게 전파 되더라구요. 제가 한창 활동할 때는 인터넷이 없을 때라(웃음). 팬레터가 하루에 500통에서 많게는 1000통까지 왔죠. 외부에서 화제가 되니 방송사에서 찾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방송 데뷔가 생각보다 더 빨랐죠"라고 답했다.

김승현의 인기도 만만치 않았다.

"시청률이 보장되는 캐스팅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당시엔 저희를 관리하시는 우체부 아저씨도 계셨거든요. 일하다 팬레터를 보러가면 냉장고 박스로 세 네통 씩 있고 그랬어요"라며 "집앞에서 주무시는 팬들이 많았어요. 그럼 부모님이 마음이 쓰이셔서 밥도 챙겨주고 그러셨죠"라고 회상했다.

이어 "제우는 가수 활동도 했잖아요. 제가 MC를 보던 음악방송에 나왔는데 같이 1위 후보로 오른 팀이 젝스키스, H.O.T.였거든요. 지금 생각해봐도 제우 인기는 대단했죠"라고 친구를 치켜세우기도. ▲미혼부, 소속사 사기…뜻하지 않은 공백기부러울 것 없어보이던 이들. 하지만 2000년 후반, 꽤 긴 공백기를 가질 정도로 한 차례 파도가 덮쳐왔다.

김승현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가 미혼부라는 사실이 공개됐다.

언젠가 밝힐 일이었지만 자신의 입으로 먼저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기사가 먼저 터졌다.

김승현은 딸 아이가 있다는 기자회견을 서둘러 진행했다.

부모님을 설득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 했다.

어린 딸 수빈이에게 죄짓고 사는 것 같은 기분을 떨쳐버리고 싶었다.

팬들은 충격을 받았다.

무엇보다 기사가 터진 타이밍에 가장 놀란 것은 김승현 본인이다.

"저도 그 기자회견 이후 푹 쉬었어요. 집 밖에 나가기도 힘들 때였거든요. 인생에서 제일 우울하고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안 좋은 생각도 하게되고… ‘더 이상 일을 못하겠구나’라는 불안함이 컸거든요"라며 입을 열었다.

최제우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믿었던 소속사 관계자로부터 뒷통수를 맞았어요. 모르는 사이에 이중계약이 되는 등의 사건으로 인해 제가 돈을 물어내야 하는 상황까지 된거죠. 이중계약을 해결하려고 20살 때부터 2∼3년동안 직접 건달들도 만나고 경찰서도 다니면서 살았어요. 어린 나이였지만 제 이름으로 된 계약이니 제가 책임져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번 돈은 집안 빚을 갚았고 수중에 돈이 없었죠. 그래서 막노동을 했어요. 새벽에 3시반에 일어나서 1년 반을 하루도 안 쉬고 나가서 9천 만원을 벌었어요"라고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다가온 제2의 전성기…‘딸바보’로 ‘여전한 꽃미모’로 대중 관심 여전스물 한 두살 청년들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사건, 큰 상처다.

하지만 이겨냈다.

우선 최제우는 최창민으로 활동하던 이름을 바꿨다.

그리고 대학교에 진학, 한 학기는 수업을 듣고 다음 학기는 학비를 벌기 위해 휴학했다.

그렇게 8년만에 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승현이가 함께 활동하자고 채찍질을 많이 해줘요. 덕분에 저를 찾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열심히 하고 있고요. 연기도 다시 할 생각이에요. 이번 기회가 좋은 시작이 됐으면 해요"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승현은 "딸을 위해 열심히 살겠다"라는 각오로 일어섰다.

"옆을 보니 최제우도 꿋꿋하게 살아가더라"며 농담을 건낼만큼 상처를 치유했고 새 살이 돋아났다.

대학로에서 연기를 배우며 처음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KBS 인기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2’에 합류해 딸바보 김승현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이야기를 하며 "인생 참 오래살고 볼 일이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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