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왜 학생들이 못 들어가게 합니까?"'SECURITY'라는 문구가 적힌 모자와 옷을 입은 건장한 남성들이 학생들의 본관 출입을 막았다.

어디에서, 누가 불러 왔냐는 학생들의 외침에 이들은 입 대신 몸으로 답했다.

학생들이 비좁은 창문을 넘어 본관으로 들어가려 시도했으나 어디선가 또 나타난 남성들이 억지로 창문을 닫았다.

17일 밤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현재까지 서울 동작구 사당동 소재 총신대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최근 총신대 학생들은 대대적으로 비리 의혹을 받는 김영우 총장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본관, 신관 등의 건물을 점거하고 배임증재 혐의로 기소된 상태인 김 총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날(17일) 오후 수상한 차들이 학교로 들어왔다.

차량에선 검은 옷을 입은 여러 남성이 내렸고 학생들이 점거하고 있는 본관 진입을 시도했다.

용역 업체 직원들이었다.

그들 곁에는 학교 재단 이사 일부도 함께 있었다.

학생들이 저지하려 했으나 이들은 본관 옆문으로 돌아가 유리로 된 출입문을 깨고 본관에 진입했다.

건장한 남성 수십 명이 들어서니 학생들은 혼비백산했다.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도 있었다.

용역 직원들은 학생들을 본관 밖으로 몰아냈다.

이 과정에서 여학생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용역 직원들은 학생들이 다시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학생들이 창문 등을 통해 진입하려 하자 그들은 몸으로 막아서고 창문을 억지로 닫았다.

학생들이 다칠 수 있을 만한 상황에도 용역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용역 직원들은 학생들이 접근하면 "다가오지 말라", "동영상을 찍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기자가 용역 직원들에게 소속과 임무, 누가 불러서 온 것인지 등에 대해 물었다.

그들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모른다", "다른 사람한테 가서 물어라"고 답했다.

기자들조차 출입을 허용하지 않아서 내부에 남아있던 학생들이 확보한 창문을 통해 겨우 본관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본관 내부엔 재단 이사 박노섭 씨, 김남웅 씨, 감사 주진만 씨 등이 있었다.

그들에게 "직접 용역을 부른 것이 맞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매섭게 노려보기도 했다.

다만, 용역 업체 직원들은 재단 이사들이 자신들을 불렀음을 시인했다.

재단 이사들도 결국 "누가 불렀는지는 정말 모른다"면서도 학교 측 관계자 누군가가 불렀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재단 이사 등 학교 측이 이날 용역 업체 직원까지 동원한 것은 본관 4층에 있는 전산실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었다.

전산실은 반대 시위 학생들이 점거하던 중이었다.

용역 업체 직원들은 4층 출입구를 자판기로 막아 학생들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저지했고, 안에선 재단 이사 김 씨가 전산실 문을 억지로 따려고 시도했다.

학생들이 이를 막으려 하자 용역 업체 직원들은 학생들을 구석에 몰아넣고 압박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격앙되자 출동해있던 경찰이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조차도 용역 업체 직원들을 물러나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결국, 학생들과 용역 업체 직원들은 긴 대치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학교 내부에 있던 재단 이사들에게 "어떻게 학생들을 제압하기 위해 용역 업체를 부르냐"며 용역 업체 직원들을 물러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사들은 "우리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만 답했다.

용역 업체와 경찰 등에 따르면 용역 업체는 고용주와 이날부터 3일 동안 계약이 돼 있으며 그 전까지 철수할 수 없다고 했다.

정확한 고용주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용역 업체 측도, 경찰 측도 확인시켜주지 않았다.

일단 경찰의 중재로 상황은 소강됐으나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용역 업체 직원들을 마주하고 있는 학생들의 표정에선 두려움이 가득했다.

사태는 용역 업체 직원들을 고용한 학교 측의 결단이 없다면 며칠간 더 장기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였다.

학교 측이 용역 업체를 동원해 학생들에게 위협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총신대 측은 지난달 24일에도 용역 업체를 불러 학교 진입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에도 몇몇 학생이 다치고 기물이 파손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김 총장은 지난해 9월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부총회장 선거를 앞두고 직전 총회장 박무용 목사에게 청탁조로 현금 2000만 원을 건넸다는 의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