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스마트기기 시장 경쟁 가열김현정(38)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에게 웨어러블 워치를 선물했다.

스마트폰을 사주고 싶었지만 분실의 염려도 있고, 교육에 좋지 않은 콘텐츠 등에도 노출될까 걱정돼 내린 결정이었다.

김씨는 "시선을 스마트폰에 두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아이들을 볼 때면 스마트폰을 사주기 겁나지만 자녀에게 아무것도 안 해주기는 또 불안했다"며 "가격도 생각만큼 비싸지 않고 긴급연락 등 필요한 기능까지 모두 담겨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스마트 기기 ‘키지트’ 시장이 커지고 있다.

키지트란 아이를 뜻하는 ‘KIDS’와 정보통신 기기인 ‘IT’를 합친 말로 어린이용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제품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성장하던 키지트 시장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업체들까지 가세했다.

업체들은 아이들이 사용하는 단말기에 교육용 콘텐츠 등 차별화된 기능까지 추가했고, 시장의 경쟁은 과열되고 있다.

18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21년 전체 웨어러블 단말기 시장의 30%는 13세 미만의 어린이를 위한 제품이 차지할 전망이다.

가트너는 2021년 웨어러블 출하량을 8096만대로 내다본 만큼 어린이용 제품은 이때까지 2429만대의 시장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T는 2014년 7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을 위한 손목시계 형태의 어린이용 전화 ‘쿠키즈워치 준’을 출시했다.

이 제품에는 간편통화 기능과 자녀 위치 실시간 확인 등의 기능이 포함됐다.

SKT는 2016년 4월 미키마우스와 겨울왕국의 엘사, 마블의 아이언맨 등이 추가된 ‘쿠키즈워치3’를 선보였고 지난해 10월에는 여기에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를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방수도 가능하다.

가격은 28만3000원이다.

KT는 음성인식이 가능한 워치형 ‘무민키즈폰’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무민키즈폰은 백과사전 등과 연결돼 음성으로 지식검색 등을 할 수 있다.

무전기 기능이 지원돼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친구들과 무전을 주고받을 수 있다.

출고가는 25만3000원이다.

KT는 또 라인프렌즈와 협업한 ‘라인프렌즈 스마트폰’도 선보였다.

이 제품에는 200만화소의 카메라가 탑재된 것이 특징으로 1000장의 사진을 저장할 수 있다.

26만4000원에 판매 중이다.

KT는 스마트스터디와 협업해 AI와 사물인터넷 등 기술을 접목한 어린이용 신규 서비스를 개발해 웨어러블 제품에 탑재할 계획이다.

이필재 KT기가지니사업단장은 "유아 콘텐츠를 개발해 글로벌 진출까지 노려보겠다"며 "AI 신기술도 어린이 시장에 맞게 개발해 다양한 형태의 공동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해 ‘카카오프렌즈 키즈워치’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자녀가 전화를 걸지 않아도 부모에게 전화를 걸도록 하는 ‘나에게 전화’ 기능이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나에게 전화는 아이의 스마트워치를 부모가 원격조종하는 서비스다.

아이가 전화를 받지 않아도 자녀의 스마트워치로 전화를 걸도록 한다.

부모는 전화를 받고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를 통해 자녀의 위치나 상태 등을 유추할 수 있다.

또 LG유플러스는 아이들이 "엄마한테 전화할래"라는 음성명령으로 통화가 가능하도록 AI 기능을 탑재했다.

업계 최초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AI가 아이 목소리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도 눈에 띈다.

아이가 "지금 몇시야?"라고 물으면 "응, 지금 오전 9시20분이야"라고 편안한 말투로 답해주는 식이다.

출고가는 27만5000원이다.

세 통신사는 공시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어 실제 구매가격은 출고가보다 저렴하다.

이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8800원 수준의 통신료를 내야 한다.

보통 부모와 같은 통신사를 이용할 경우 통화는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200MB의 데이터가 주어진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와 ‘핀플레이’를 통해 어린이용 IT 기기를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GPS가 탑재된 시계형태의 ‘아키’를 처음 공개했다.

아이의 평소 패턴을 학습해 자녀가 평소 경로를 이탈하는 경우 부모에게 연락하는 기능이 지원된다.

또 아이의 출발시간과 도착예정시간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는 목걸이 형태의 제품을 내놨다.

한글터치 키패드와 위치추적기능, 음성인식 및 조작 서비스도 제공한다.

학습기능도 탑재됐다.

카카오는 자체개발한 영어와 수학, 과학 등 교육콘텐츠를 담았다.

이 제품은 카카오리틀프렌즈 캐릭터로 디자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통계청 자료를 보면 12세 미만 어린이 수가 420만명에 달한다"며 "저출산 시대에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아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420만명이 잠재수요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적인 기능을 더해 부모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아이들과 부모의 눈높이를 모두 충족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