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투자 1달 만에 4배…부모 돈 끌어들였는데 폭락, 극도 좌절" 기막힌 사연들, 대부분 사기성 유사수신 등
[서울, 옴부즈맨뉴스] 전명도 금융전문취재 기자 = 대학생 A씨(24)는 지난해 군에서 제대 후 인터넷 검색을 하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읽었다.

또래 청년이 가상화폐 투자로 30억 원을 벌었다는 것이다.

A씨가 올해 6월 아르바이트 등으로 번 종자돈 2500만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한 계기다.

투자 초기 가상화폐 가격은 폭등했다.

투자금 2500만원은 며칠 만에 6000만원이 되고 1달 가까이 지나자 1억 원으로 불었다.

A씨는 '조금만 더 있으면 나는 수십억 원대 건물주가 돼 남들과 다른 위치에서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며 들떴다.

주변에서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A씨를 말릴 수는 없었다.

A씨는 7월 부모님의 돈을 4억 원 가까이 끌어들였다.

사실상 집안의 전 재산이었다.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에게는 "일 그만두시게 하고 건물을 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공교롭게 그 순간 가상화폐 가격은 폭락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총 투자금 4억5000만원은 7000만 원대로 줄어 있었다.

어머니가 한평생 한 푼 두 푼 모은 거금을 A씨는 순식간에 날려버린 셈이었다.

곧바로 투자금을 1억6000만원까지 돌려놓았지만 9월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정책 등의 변수 탓에 투자금은 다시 50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A씨는 눈앞이 컴컴해졌다.

이 사실을 어머니에게 알릴 자신이 없었다.

A씨는 '너무 힘들다.

내 자신을 죽여 버리고 싶다'고 좌절했다.

최근까지 어머니는 A씨에게 "투자가 잘 돼 가냐"고 물었는데 A씨는 "아무 걱정하지 마시라"는 식으로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A씨는 죄책감이 들어 어머니 눈을 피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A씨는 그동안 자신이 투자가 아니라 도박을 한 것이라고 깨달았다.

최고 12억 원까지 불렸을 때 그만뒀으면 좋았을 텐데 도박에 중독된 사람처럼 '조금만 더, 조금만 더'라는 마음만 들었다.

A씨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악착같이 돈을 벌어서 원금을 메꿔야 하는데 이미 그러기엔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대단히 어렵다는 뜻의 신조어)"이라며 "가상화폐 투자를 끊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A씨는 원래 밝고 긍정적 성격이었는데 지금은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

수시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A씨는 지난달 27일 '자살방지' 주제의 한 포털사이트 카페에 이 같은 사연을 올렸다.

그러자 비슷한 사정의 네티즌들이 연이어 댓글을 달았다.

한 네티즌은 "저도 잠깐 해봤는데 주식처럼 쉬는 날이 있는 게 아니니 폐인 되기 딱 좋았다"고 썼다.

어떻게 하면 가상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지 묻는 댓글도 일부 달렸지만 A씨는 "하지 마세요"라고 답했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유사 사례가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젊은이들이 A씨처럼 가상화폐 투자를 하다 큰 손해를 보고 극단적 선택을 고민 중이라는 식이다.

한 시민단체는 "정부가 하루빨리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안정적이지 않은 투자대상일수록 범죄자들이 모이는 경향이 있는데 사기 등에 당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옴부즈맨공동체(상임대표 김형오)는 “요즈음 비트코인 민원이 부쩍 늘었다”며 “국제금융기관을 빙자한 사기성 유사수신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고 경계성 메시지를 전해 왔다.

또“비트코인 피해가 날로 극성을 부리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법이 없고, 이를 대처할 정부차원의 시스템이 전무하다”고 톤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