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 스캔들’ 공문서 조작 결정타 / 71% “아소 부총리 사퇴해야” / 시민들 분노하며 대규모 시위도 / 자민당 총재선거 승리 장담 못해 / 이시바 차기 총리후보로 급부상‘데이터 조작’ 사건에 이어 ‘공문서 조작’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지지율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작 2연타’가 정권 몰락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여론조사 결과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5.0%로 한 달 전보다 6.0%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0월(42.5%) 이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요미우리신문 조사(10∼11일)에서도 내각 지지율은 48%로 지난달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NHK 조사(9∼11일)에서는 44%로 전월 대비 2%포인트 낮아졌다.

이 같은 지지율 하락은 아베 총리가 일하는 방식 개혁 법안과 관련해 자신이 국회에서 제시했던 노동 데이터가 조작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해당 내용을 법안에서 제외하는 소동을 일으킨 영향도 있지만, 일본 재무성이 ‘사학 스캔들’ 관련 공문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결정타가 됐다.

산케이신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71%는 공문서 조작 의혹이 사실일 경우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사퇴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설문조사가 재무성이 공문서 조작 사실을 인정하기 전에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재무성은 2015∼2016년 국유지를 사학법인 ‘모리토모 학원’에 헐값에 매각한 사안과 관련한 결재 문서 14건을 사학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인 지난해 2∼4월 조작했다고 인정했다.

‘본건의 특수성’, ‘특례적인 내용’ 등 특혜임을 시사하는 문구와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 여사의 이름,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삭제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2월 국회 답변 때 "나와 아내가 관여했다면 총리도 국회의원도 그만두겠다"고 큰소리친 바 있다.

이에 따라 말썽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정권 인사가 개입했거나 관료가 ‘손타쿠’(지시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알아서 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소 부총리는 "재무성 이재국의 일부 직원이 벌인 일일 뿐"이라며 사태 축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재무성이 공문서 조작 사실을 인정한 날 오후 총리관저 앞에서는 시민 1000여명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아베 정권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참가자들은 "아베는 끝났다", "아베 내각은 총사퇴를", "아베는 물러나라", "노 아베(NO ABE)", "거짓말을 하지 말라", "조작하지 말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관료에게만 책임을 묻는 ‘꼬리 자르기’로 끝나게 두지 않겠다"며 아베 총리와 아소 부총리는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학 스캔들로 아베 총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총리직이 걸린 오는 9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산케이신문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 문항에서 아베 총리(30.0%)와 ‘포스트 아베’ 후보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28.6%)의 격차가 1.4%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지난달만 해도 아베 총리(31.7%)와 이시바 전 간사장(20.6%)의 격차는 11.1%포인트에 달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난해 여름 사학 스캔들 여파로 아베 내각 지지율이 급락했을 때 이 조사에서 아베 총리를 제치고 1위에 오른 바 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