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였던 딸, 성추행 시달려 사직” / 父 폭로에 安 “낙선 노린 음모” 고소 / 법원 “인격권 손상” 30만원 선고 / 시민단체, 추행·간음혐의 安 고발"함평군수 비서실에 근무한 딸의 성추행을 공개했는데 오히려 선거사범으로 몰려 벌금만 냈죠."지난 12일 성폭력 의혹을 받는 안병호(사진) 함평군수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집회를 지켜보던 서모씨는 눈물을 삼켰다.

6년 전 안 군수에게 딸이 성추행을 당한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13일 광주지검 목포지원과 광주지법 목포지원의 자료를 보면, 함평읍사무소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던 서씨 딸은 2010년 6월 함평군 비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서씨 딸은 신분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 일용직 재계약의 설움에서 벗어났다.

이런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서씨 딸은 비서실 근무 1년6개월 만인 2012년 2월 사표를 냈다.

서씨는 딸이 안 군수에게 성추행에 시달려 사직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서씨는 지방선거가 한창이던 2014년 4월 기자회견을 열어 "안 군수가 딸의 브래지어 끈을 잡아당기고 신문지로 가슴을 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밝혔다.

서씨는 기자회견 4일 만에 안 군수로부터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안 군수는 자신을 낙선시킬 목적으로 서씨가 기자회견을 했다고 주장했다.

안 군수의 고소 후 서씨 딸도 안 군수를 성폭력방지 특별법(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지루한 법적 다툼이 시작됐다.

경찰은 서씨 딸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했다.

2014년 6월 안 군수가 집무실에서 A씨의 엉덩이를 만진 적이 있는지 등 3가지 문항으로 검사를 했는데 ‘진실반응’으로 나왔다.

검찰은 2014년 8월 안 군수에 대해 고소 기간이 지났다며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리했다.

고소 기간 만료로 묻힐 것 같았던 서씨 딸의 성추행 진실은 법원에서 판가름났다.

목포지원은 2014년 9월 선거법 위반으로 고소당한 서씨에 대한 1차 재판을 했다.

변호인은 서씨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가리려면 안 군수의 성추행이 사실인지를 먼저 밝히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2014년 11월 판결문에서 "서씨의 기자회견에 적시된 사실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에 부합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서씨의 기자회견 내용이 사실이지만 후보자의 인격권에 상당한 손상을 가했다며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서씨는 성추행당한 딸의 고통을 밝히고도 선거법 위반에 걸려 벌금을 내게 된 것이다.

한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최근 여성 3명이 안 군수에게 성폭력 등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 이날 안 군수를 성폭력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간음 등의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함평=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