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임제 vs 분권형 대통령제’ 팽팽… 與野 충돌 불가피 / 연임제, 재선 실패 땐 대선 도전 불가 / 제안 당시 효력 없어…차기부터 적용 / 권력구조 개편안 시기는 명시 안 해 / 한국당 “연임제, 대통령제 폐해 키워” / 외치·내치 분리 이원집정부제 주장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헌법 개정 자문안의 핵심은 국가 권력구조(정부형태)를 ‘대통령 4년 연임제’로 개편하는 데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문안에서 제시한 정부형태를 지지하고 있지만,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분권형 대통령제’를 내세우고 있다.

국회가 사실상 개헌을 위한 ‘문고리’를 붙잡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대통령 개헌안 심의과정에서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행 헌법은 1987년 9차 개헌으로 완성된 대통령 5년 단임제를 기반으로 한다.

헌법 제70조는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자문특위는 이날 개헌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바람직한 정부 형태로 대통령 4년 연임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통령 임기는 5년에서 4년으로 바뀌고, 차기 대통령부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4년 연임제는 기존에 거론됐던 중임제와는 미세한 차이가 있다.

연임제의 경우 연속해 대통령이 될 수 있지만 재선에 실패한다면 다시는 대권에 도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헌 자문안이 4년 연임제를 채택한 것은 국민 대다수가 ‘제왕적 대통령제’는 반대하지만 권력 분점 대상이 국회가 돼선 안 된다고 보는 현 여론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문특위가 최근 일반국민 2만571명을 대상으로 벌인 개헌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람직한 정부 형태’를 묻는 설문에 응답자의 78.4%(1만6135명)는 4년 연임제(중임제)를 지지했다.

4년 연임제의 가장 큰 장점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임기 동안 책임지고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문특위는 비록 5년 단임제 하에서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집중됐다는 우려 때문에 준대통령제까진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를 넘어선 의원내각제까지는 원하지 않는다는 국민들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자문안에선 중앙·지방정부 임기에 맞춰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개헌 자문안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4년 연임제가) 채택된다면 대통령과 지방정부의 임기가 거의 비슷해진다"며 "이번에 선출되는 지방정부 임기를 약간만 조정해 맞춘다면 차기 대선부터는 대통령과 지방정부 임기가 함께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4년 연임제의 큰 틀 외에 국회를 포함한 대의기관과 국민 간 권한배분, 국무총리 등 인사권 등 권력구조 개편방안이 복수의 안으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기관 구성에 관한 국회 권한이 확대할 뿐 아니라 법안은 물론 정부 예산안 심사권을 강화하는 다양한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문안에는 범여권에서조차 찬반이 갈렸던 대선 결선투표제도 들어 있다.

결선투표는 대선에서 과반을 넘은 후보자가 없을 경우 상위권 득표자들만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해 최종 당선인을 가리는 방식이다.

자문특위는 대통령 공약사항인 감사원 독립 문제에 대해서는 헌법상 독립기구로 설치하는 방안과 국회 소속으로 하는 안을 함께 보고했다.

자문특위는 결선투표를 비롯한 선거제도 개편안 도입 시기 등을 개헌안 부칙에 명시하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개헌 자문안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게 빠졌다"며 "현실 세계에서는 부칙이 시행시기를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부칙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행 헌법 128조 2항에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개헌은 제안 당시의 대통령은 효력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개헌안이 통과되더라도 연임의 혜택은 차기 대통령부터 적용된다.

박세준·이우중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