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혁안 국회 보고 / 직접수사 총량은 대폭 줄이되 / 영장청구·수사종결권 안 넘겨 / 檢·警 수사권 조정에 반대 의사 / 警 “檢 개혁의지 없는 것” 반발문무일 검찰총장이 부패범죄 등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를 줄이고 경찰 수사 지휘에 보다 더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내부에선 ‘검찰이 여전히 경찰을 자기네 통제 아래에 두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문 총장은 13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검찰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을 보고했다.

법무부 장관이 아닌 검찰총장이 직접 국회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총장은 검찰권 분산과 관련해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을 대폭 줄이겠다"고 보고했다.

전국의 서울중앙·대전·대구·부산·광주지검 5대 지방검찰청만 특별수사에 주력하고 다른 지역 검찰청은 직접 수사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범죄 첩보를 경찰에 넘긴다는 것이다.

법무부 산하에 가칭 ‘마약청’과 ‘형집행청’을 신설해 마약범죄 수사, 벌금 수납 등 일부 업무를 검찰청에서 분리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경찰에 대한 검찰의 지휘·통제 권한은 현행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검찰은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주는 방안에 반대 방침을 명확히 했다.

사건을 종결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하므로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은 일단 검찰로 송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총장은 "경찰의 수사 결론이 검찰의 최종 처분과 다른 사건이 해마다 4만여건을 넘는다"고 근거를 설명했다.

현행 헌법은 압수수색·체포·구속 등 영장을 검찰만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문 총장은 검찰이 영장 청구권을 독점적으로 보유한 현 시스템을 그대로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경찰이 독자적 영장 청구권을 보유하면서 경쟁적·반복적으로 강제수사에 나서 국민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할 수 있다"고 이유를 들었다.

경찰은 공식적 입장 표명은 자제했으나 조직 내부는 검찰을 강력히 성토하는 분위기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검찰 주장은 자기들이 개혁당하기 이전에 먼저 경찰을 조각조각 찢어놓겠다는 구상"이라며 "환자가 의사를 수술하겠다는 적반하장식 논리"라고 비판했다.

경찰 일각에선 검찰이 ‘공룡 경찰’이 가져올 폐해만 강조하는 전략으로 검찰개혁의 당위성 약화를 시도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한 경찰 관계자는 "수사와 정보 분리, 중앙과 지방 분리 등 경찰 스스로 내놓은 개혁안은 논리적 허점이 많다"며 "수사구조 개혁의 이름 아래 경찰이 그간 진행해온 조치들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민영·남정훈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