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운전대'를 잡은 문재인 정부가 '종착지(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를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4월 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내 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급박하게 흐르고 있다.

이 같은 '판'을 깨지 않기 위해서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을 상대로 한 '북핵 외교전'에 나섰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방북(5~6일)·방미(8~11일) 직후, 중·일·러로 향했다.

정 실장은 1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남북·회담 성사 배경을 설명한 동시에 북핵 문제에 대한 기본적 공조 방침을 확인했다.

이튿날인 13일 서 원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면담했고, 정 실장은 러시아 일정까지 소화했다.◆ '패싱 우려' 막아라…시진핑·아베, '한반도 문제 공조' 재확인'정의용·서훈' 외교·안보라인 투톱의 '발 빠른 움직임'은 두 가지로 분석된다.

일차적으로는 북핵 문제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란 관측이다.

북핵 문제의 최종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선 한미동맹의 기반 아래 중·일·러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당장 중국과 일본 내에서 '차이나 패싱', '재팬 패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북한과 가까운 중국, 북한의 탄도미사일 사정권 안인 일본을 '패싱(passing, 건너뛰다)'하고, '남·북·미'가 상호 직접 협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남한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접 협상한다'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프레임의 전환 국면을 맞았다.

차제에 이를 염두에 둔 정 실장은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면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한민국, 미국, 그리고 우방국들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북한이 그들의 언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줄 때까지 압박이 지속될 것임을 강조하는 데 있어 단합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중국과 일본은 최근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양국 간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시진핑 주석은 12일 정 실장과 만나 "중국은 한국의 가까운 이웃으로서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를 지지한다"며 "한중 양국은 한반도의 중대한 문제에서 입장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3일 서 원장과 면담해 "앞으로 한국과 확실히 공조해나가겠다"며 "한미일이 협력해서 북한 핵·미사일과 납치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력을 다하자"고 했다.◆ 10년째 유명무실 '6자 회담' 재개되나…文 대통령 "앞으로 두 달" '한반도의 봄' 기류에 일각에선 '6자 회담' 재개 가능성이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는 '4월 남북 정상회담→5월 북미 정상회담→남북미중 4자회담→남북미중일러 6자회담' 수순으로 한반도 프로세스를 가동할 것이란 관측이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이 중일러 설득에 나선 것도 이런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12일 와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6자 회담 재개로 가닥을 잡지 않을까. 한미훈련을 규모를 줄이거나 전략무기를 빼고 하는 식으로 미국이 군사 위협 해소 의향을 실천해 6자 회담 여건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6자 회담'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한국,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6개 나라가 참가하는 다자회담이다.

2003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 모두 6차례 열렸다.

2008년 이후 10년 넘게 열리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5년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체제 안전을 보장하고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9·19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성과를 냈지만,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은 아직 이루지 못했다.

'6자 회담'은 북한의 비핵화를 주변국들이 보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카드'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전향적인 비핵화 공약을 내놓을 경우 '6자 회담' 움직임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북미 대화에서 양측이 '비핵화'에 얼마나 이견을 좁힐지가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정 실장과 면담에서 "항구적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 위원장과 만나겠다"고 했다.

이는 미국이 요구해온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5일 정 실장 등 우리 특사단에게 '대화 국면에서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란 전제조건을 달았다.

또 북한은 과거 여러 차례 6자회담 무용론을 주장한 바 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4월 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내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앞으로 두 달, 한반도의 운명이 걸려 있다"며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려내느냐 여부에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