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끝나면 믹스트존(Mixed zone·공동취재구역)은 진한 감동과 아쉬움 그리고 더 나은 결과를 기약하는 선수들의 다짐 등으로 가득 찬다.

담아 뒀던 속마음과 하고 싶었던 말을 가감 없이 풀어내면서 선수와 취재진이 교감하는 곳이다.

믹스트존에서는 경기 외적인 것들도 선수에게 물어볼 수 있다.

어젯밤에 무슨 꿈을 꿨는지 경기에 나서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리고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는지 짧다면 짧고 길면 긴 시간 동안 말의 꼬리가 쉴 새 없이 취재진과 선수 사이를 잇고 또 잇는다.

지난 9일 막 오른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의 열기가 더해지면서 뜨거운 현장을 느끼려는 우리나라 관중들의 발길이 경기장에 이어지고 있다.

가족 단위에서 시작해 친구, 연인 그리고 동호회나 단체로 온 마을 주민들까지 각양각색이다.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고 누군지도 모르지만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인 관중들의 열정과 뜨거운 응원에 연신 고마워하고 있다.

앞선 11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혼성 아이스하키 조별예선이 끝나고 믹스트존에서 기자를 만난 미국의 니코 란데로스(Nikko Landeros)는 대회 참가 등의 이유로 우리나라에 두 번이나 온 적 있다.

란데로스는 "선수들은 한국을 무척 좋아한다"며 "한국인들도 훌륭하고 멋진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란데로스에게 "한국 관중들의 열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경기장 찾은 우리나라 관중들의 ‘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란데로스는 "경기장에서 목청 높여 응원해주는 한국인 관중들에게 무척 감사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다른 경기를 많이 찾아주시면 선수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는 한국을 사랑한다(We love korea)."란데로스의 눈빛과 말은 진심이었다.

비록 미국에 패했지만 믹스트존에서 현지 취재진에 둘러싸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일본의 다이스케 우에하라도 우리나라 관중들 열기에 크게 고마워했다.

다이스케는 "경기를 보며 열광해주시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이스케는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권역에서는 미국, 유럽과 달리 스포츠를 크게 즐기는 경향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한국인 관중들께서 열광해주셔서 선수로서 무척 기쁘고 감사했다"고 웃었다.

12일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만난 폴란드의 위토르 스쿠피엔(Witold Skupien)도 비슷하게 말했다.

위토르는 처음 만난 한국인 기자가 자신에게 질문하자 신기해하면서도 "경기장을 메운 한국인 관중들이 놀랍다"며 "경기장에 들어서며 그들을 보고 무척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토르는 "패럴림픽에도 관심을 기울여주는 한국인 관중들에게 감사하다"며 "향후 언젠가 한국에 다시 와서 이런 열기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웃었다.

평창|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