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을 줄이되 경찰 수사지휘권, 수사종결권, 영장청구권을 지금처럼 유지해야 한다"고 국회에 보고한 것에 대해 경찰 내 대표적인 수사권 독립론자인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외부의 힘을 빌어 검찰개혁을 할 수밖에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황운하 치안감은 경찰대 1기출신으로 오랫동안 검경수사권 조정문제를 다뤄왔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황 청장은 지난 1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 스스로 권한을 내려놓으면 좋겠지만, 문 총장의 발언을 보면 무망한 일이다"며 "이제 외부로부터의 수술만이 남았고, 모쪼록 집도의가 수술을 잘 해내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황 청장은 수술을 할 때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정신을 고작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으로 좁게 해석해서는 안 되며, 수술 대상인 검찰과 협의해 수술하려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검찰개혁이 기존 권한을 그대로 유지하는 최악의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걱정스럽고, 그럴 바에는 차라리 훗날의 과제로 남겨두는 게 더 나을 수 있다"라는 말로 격정을 토로했다황 청장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0개월이 지났는데도 검찰총장이라는 분이 국회에 나와서 기득권을 그대로 움켜쥐고 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경찰과의 미세한 권한 조정을 흉내만 내는 것으로 검찰개혁을 퉁 치고, 대한민국을 검찰공화국으로 추락시켰던 기존 권한은 갖겠다는 주장을 들으며 암울한 생각을 떨치기 힘들다"고 문 총장을 맹 비난했다.그러면서 "검찰총장의 단견은 검찰개혁의 본질과 방향을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한 당국의 책임이 더 크다"면서 "경찰과 검찰의 권한 조정을 검찰개혁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좁은 시야를 가진 분들이 있기 때문인데, 이런 시각은 2005년도의 수사권 조정 프레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황 청장은 "경·검의 수사권 조정은 검찰개혁의 대의에서 볼 때 비본질적 부분이자 곁가지에 불과하다"면서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떼어내 검찰을 본연의 역할인 기소기관으로 돌려놓는 것이며, 그것만이 검찰개혁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고 경찰 수사권 독립을 거듭 요구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