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77) 전 대통령이 14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뇌물수수 등 혐의에 대해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의 공방이 시작됐다.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는 지난해 3월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지 358일 만이며,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로 기록되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2분께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중앙지검 현관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께도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100억 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 취재진 질문에 대해선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이 수사를 받은 중앙지검 1001호 특별조사실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검찰 측에서는 송경호(48·사법연수원 29기) 특수2부장과 신봉수(48·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이 투입됐다.

이복현(46·32기) 특수2부 부부장도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조사에 앞서 이번 수사 실무를 지휘하는 한동훈(45·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와 만나 간단히 인사를 나눈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강훈(64·14기), 피영현(48·33기), 김병철(43·39기), 박명환(48·32기) 변호사 등이 입회한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횡령·배임, 조세포탈,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및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의혹과 관련해 20여 개에 달하는 혐의를 받는다.

핵심 쟁점은 뇌물수수 혐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17억 원), 삼성그룹의 다스 소송비 대납(60억 원) 등 총 100억 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덧붙여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실제 소유주 규명도 쟁점 중 하나이다.

이 전 대통령은 '주가 조작'으로 많은 피해자를 낸 BBK 사건과 관련, 다스의 투자금 140억 원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청와대 등을 동원한 혐의(직권남용)를 받는다.

다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및 거액 탈세 등 경영 비리 혐의 등도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국정원 특활비 등 불법 자금 수수와 관련해선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을, 다스 문제와 관련해선 경영에 대한 조언은 했지만, 다스의 실소유주는 형 이상은 씨 등 주주들의 것이라고 입장을 밝혀왔다.

이날 조사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밝히며 혐의를 전면 부인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조사는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이날 한 차례 조사를 끝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