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5인 소환史/검찰 출두 앞두고 한 발언 주목/노태우는 일부 혐의 인정하기도/노무현, 이인규·우병우 조사받아/박근혜, 최장 21시간 넘게 조사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검찰에 소환됐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경우는 노태우·전두환·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다섯 번째다.

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었다.

1995년 11월1일 40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대검찰청에 소환된 노 전 대통령은 당시 국민에게 "정말 미안합니다.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라며 일부 혐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의 조사를 담당한 당시 문영호 중수과장은 "호칭은 그때그때 바꿔 부르겠다고 양해를 구한 뒤 주로 ‘전 대통령’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일 1차 조사에서 비자금 조성 경위와 은닉 여부 등에 대해 16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고, 2주 뒤인 15일 9시간 가까이 2차 소환조사를 받았다.

그는 다음날인 16일에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뒤를 이었다.

검찰은 1995년 ‘12·12 및 5·18 사건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한 뒤 내란과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전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12월2일 연희동 자택 앞에서 "진상규명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다분히 현 정국의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며 골목성명을 발표하고 합천으로 향했다.

일종의 ‘농성정치’였다.

검찰은 이를 도주로 간주해 12월3일 새벽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합천에 가서 전 전 대통령을 체포해 안양교도소에 수감했다.

전 전 대통령은 혐의를 끝내 부인하고 검찰 출석도 거부하면서 ‘긴급체포’의 수모를 겪은 전직 대통령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하던 검찰은 2009년 4월30일 뇌물수수 혐의로 노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했다.

경남 김해에서 버스를 타고 검찰에 출두한 노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습니다.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합니다"라고 밝힌 뒤 12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과 홍만표 전 수사기획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수사지휘라인이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 전 부장의 태도에 대해 "대단히 오만함이 묻어 있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당시 중수과장이던 우 전 민정수석이 "노무현씨,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님도 아닌 그저 뇌물수수 혐의자로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지난해 3월10일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딱 22글자로 짧게 밝힌 뒤 21시간 넘게 조사받았다.

검찰이 6일 뒤인 27일 청구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31일 새벽 구속됐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