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무장관에 ‘매파’ 폼페이오 CIA 국장 지명 의미 / 폼페이오, 평소 선제타격 등 주장 / “협상으론 곤란”… 정권교체도 제기 / 강경론 무장한 채, 김정은과 대좌 땐 / 5월 北·美 정상회담 결렬 가능성도 / ‘트럼프와 코드 맞아 긍정적’ 예상도 / 北전문가 없어 ‘트럼프 원맨쇼’ 우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대화파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해임하고,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54·사진) 중앙정보국장(CIA)을 후임자로 지명함에 따라 미국의 대북 정책이 강경 일변도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 후보자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문제가 협상을 통해 해결되기 어렵다면서 북한의 정권 교체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그는 지난해 7월 21일에 "북한 주민과 북한 정권을 분리해서 대응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사랑스러운 주민들은 그(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가 떠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후보자는 지난 1월23일(현지시간)에는 "우리는 외교가 실패했을 때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일련의 선택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해 대북 선제 타격 등 군사 옵션을 건의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11일에는 "협상을 진행하면서 북한에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후보자가 외교 사령탑을 맡으면 향후 북·미 정상회담 등 대북 협상에서 미국이 북한에 쉽게 타협안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후보자의 대북 강경론으로 무장한 채 김 위원장과 대좌하면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그만큼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나면 북한과 미국 간 대결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

다른 견해도 있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워싱턴 포스트(WP)에 "북한 입장에서는 폼페이오 국장이 강경파이지만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대화 과정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후보자는 코드가 잘 맞고, 서로 신뢰하기 때문에 국무부의 대북 협상팀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3일 트럼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모든 준비를 해놓았으며, 무엇인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는다"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제안을 수락한 것과 관련, "혼자 내린 결정"이라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당시 외국에 있었고, 그와 의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질된 틸러슨 국무장관과 호흡이 맞지 않았음을 확인한 셈이다.

폼페이오 후보자는 비록 강경파지만 상원 청문회를 쉽게 통과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폼페이오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를 하는 데 2주가량이 필요하고, 미 상원이 오는 23일 휴회에 들어가 다음 달 9일 다시 문을 열기 때문에 그는 이르면 4월 말에 인준 절차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폼페이오 후보자의 인준 절차가 늦어지면 5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팀 개편이 진행되는 데다 고위직 관료가 연쇄적으로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틸러슨 장관의 경질 소식을 접한 스티브 골드스타인 국무부 공공외교·공공정책 차관이 이날 "틸러슨 장관이 대통령과 통화하지도 않았고, 경질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발언했다가 곧바로 그 역시 해임 통보를 받았다.

북한 문제를 실무적으로 총괄할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는 수전 손턴 수석 부차관보가 내정돼 있으나 상원에서 인준 청문회가 진행되지 않고 있고, 주한 미 대사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공석으로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안보팀의 공백 상태에서 북한 문제에 대처하면서 전문적인 보좌를 받지 못한 채 즉흥적으로 판단하고,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원맨쇼’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 후보자는 이탈리아계 이민자 후손으로 1963년생이며 미 육사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하버드대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0년 캔자스주에서 연방 하원에 당선돼 4선을 기록했다.

그는 공화당 내 보수파인 ‘티파티’ 멤버였고,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전미총기협회(NRA) 회원이다.

워싱턴=국기연·박종현 특파원 kuk@segye.com